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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청 참꽃갤러리에 펼친 박미향 작가의 시간…“아파도 서 있으면 희망은 온다”

2026-06-04 19:15

18일까지 개인전…한지·먹·색으로 풀어낸 삶의 희로애락
2022년 신라미술대전서 42년 만에 문체부 장관상 대상
달성군미술가협회장 활동…8월 수성아트피아 전시도 준비

박미향 달성군미술가협회장이 대구 달성군청 참꽃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의 전시작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달성군 제공>

박미향 달성군미술가협회장이 대구 달성군청 참꽃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의 전시작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달성군 제공>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제 이름이 없더라고요. 아내, 엄마, 며느리로 살았지만 정작 나는 어디에 있는지 묻게 됐습니다."


박미향 작가는 중년의 시간을 지나며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너는 정말 이렇게 살고 싶은가' '나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돌보며 살아온 세월이 헛된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오래 눌러둔 이름 하나가 남아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화가'라는 이름이다.


그 질문이 다시 붓을 들게 했다. 박 작가에게 그림은 취미나 표현 수단이 아니라 잊고 지낸 자신을 불러내는 일이었다. 그는 "작가로 산다는 것은 그림만 그리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감성을 울리고, 세상의 아름다움과 온기를 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작가의 개인전 '겹쳐진 시간, 남겨진 감각'은 그런 삶의 물음에서 출발했다.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대구 달성군청 참꽃갤러리에서 열린다. 작품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 청년기의 도전, 결혼과 육아의 애환, 중년 이후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한지 위에 겹겹이 스며 있다.


그가 이번 전시를 설명하며 가장 자주 꺼낸 말은 '살아냄'이었다. 박 작가는 "살아가다 보면 기쁨보다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아픔을 견디고 녹여내다 보면 다시 기쁨이 찾아온다"며 "아파도 서 있으면 희망은 온다는 메시지가 관람객에게 전해졌으면 한다"고 했다.


작품의 주요 소재는 한지다. 박 작가는 한국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나누기보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회화적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넓게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작품이 오래 보존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지를 택했다"고 했다.


박미향 달성군미술가협회장이 달성군청 참꽃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겹쳐진 시간, 남겨진 감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달성군 제공>

박미향 달성군미술가협회장이 달성군청 참꽃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겹쳐진 시간, 남겨진 감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달성군 제공>

한지 위에 색을 반복해 올리고, 먹과 물감이 스며들도록 기다리는 과정은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번짐과 갈라짐, 겹침은 단순한 조형 효과가 아니라 삶의 흔적이다. 의도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인생처럼, 한지 위의 색도 때로는 예상 밖의 결을 만든다. 그는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표현들이 오히려 제 작업의 방향이 됐다"고 했다.


박 작가의 삶에서 2022년 신라미술대전 대상 수상은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당시 그는 신라미술대전에서 42년 만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자가 됐다. 기대와 부담도 커졌지만, 그는 그만큼 더 치열하게 작가로 살아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달성에 시집와 30년 넘게 살아온 그는 이번 전시를 지역민과 삶의 감각을 나누는 자리로 여긴다. 박 작가는 "누구나 겪는 희로애락 속에서도 각자의 삶을 견뎌내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설명했다.


현재 박 작가는 달성군미술가협회장을 맡고 있다. 대구미협 초대작가, 대구시미술품 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 미술계와 호흡해왔다. 한국서화평생교육원 한국화 교수와 대구과학대 겸임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앞으로 작업의 폭을 더 넓힐 계획이다. 8월에는 수성아트피아 전시를 통해 대작과 실험적 작품을 선보인다. 박 작가는 "미술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대중성과 예술성이 함께 숨 쉬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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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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