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대통령 표창장 수상 권순종 관장
늘 미소를 품고 봉사하는 중증장애인
대통령 표창과 훈장을 보이며 포즈를 하고 있는 권순종 관장.<유시용 기자>
올해 장애인의 날(4월 20일)에 대통령 표창장을 수상한 영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권순종 관장. 권 관장은 지체장애인 (중증 1급)이지만 긍정적 마인드와 성실한 자세로 개인적으로 극복을 이겨내고 장애인의 자립과 재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데 헌신하고 있다.
권 관장은 이번 달 정년을 앞두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복지관을 찾은 날 현관에서 복지관 직원 2명과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휠체어에 앉아 반갑게 맞이했다(?). 기자가 "비도 내리는데 현관까지 나오셔서 기다리시냐 너무 고맙고 죄송하다"고 인사하자 권 관장은 "오늘따라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2층 사무실에 못 가고 있다"고 허허허 웃었다.
다른 사회복지사 2명이 도착해 4명이 힘을 모아 권 관장의 휠체어를 힘겹게 들어 올려 계단을 이용 관장실로 향했다.
권 관장은 1983년 군 전역 후 당시 구미시 소재 금성반도체에서 근무한 소위 대한민국 반도채 1세대였다. 당시 반도체 정비 기술을 습득한 권 관장은 소위 잘나가는 직장인으로 승승장구하며 타 회사의 스카우트 제의를 여러 차례 받아 일반 직장인의 4~5배가 넘는 임금을 받았다.
하지만 1992년 구미에서 직장 동료와 퇴근길에서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권 관장은 "당시 경찰에서 음주 단속을 하고 있었는데 저희 차량은 3번째에서 대기중이었다. 순간 음주 만취였던 (사고 후 알게 됨) 운전기사가 몰던 8t 대형트럭이 뒤에서 덮쳤어요" "쾅쾅 소리 후 깨어보니 병원 중환자실이었어요 의사께서 하시는 첫 말씀은 하반신을 전혀 쓸 수 없다는 청천벽력이었죠".
그 교통사고로 권 관장은 지체장애인 중증 1급을 판정 받고 비장애인에서 장애인의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성격이 좋아 늘 직장 동료들이 많이 따랐던 권 관장은 당시 노동조햡 사무국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 했지만 하반신 마비라는 고통을 감내하기는 쉽지 않았다.
징애인의 삶과 봉사에 대해 인터뷰 하고 있는 권순종 관장.<유시용 기자>
권 관장은 "퇴원 후 대인 기피, 우울증 증상 등으로 솔직하게 당시 3~4개월 동안 분노,좌절로 삶을 포기하려고 여러 차례 생각했다 부모, 형제, 직장 동료들의 모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순간 그래 나의 운명이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비장애인보다 더 열심히 살아보자고 마음을 바꿨다"며 마치 다른 사람의 과거 인생사처럼 웃으며 들려줬다.
<장애인의 삶, 지체장애인 협회 활동>
열심히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개척하던 권 관장에게 1996년 경북지채장애인협회 구미시지회에서 같이 일 해보자며 연락이 온 것이다. 권 관장은 노조 활동을 경험 삼아 장애인들의 처우 개선, 복지 향상을 위해 행정기관을 방문 관계자들을 설득 예산 확보에 동분서주했다.
협회 사무국장, 부지회장, 감사를 거쳐 2003년부터 18년간 지체장애인 구미시지회장을 맡아 중증장애인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자조 모임을 조직·지원하는 등 장애인의 교류 활성화와 자립기반 조성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2004년 3월부터 구미시장애인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사회참여를 목표로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취업 상담과 취업 정보 제공, 일자리 알선을 꾸준히 추진했다.
권 관장은 "지역 사업체를 대상으로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과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장애인 고용에 대한 편견을 완화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포용적 고용 문화 조성에 노력했다" 며 "취업한 장애인들이 행복해하며 자립 생활과 삶의 질이 높아질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영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취임 이용자 중심 복지체계 확립>
권 관장은 2021년 9월부터 제8대 영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중증장애인 당사자로서의 경험과 전문성으로 복지관을 이용자 중심·권리 기반의 복지서비스 체계를 확립하여 재활·교육·직업·권익옹호 등 핵심 역할에 중점을 뒀다.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을 설득 장애인들의 쉼터인 복지관을 토요일도 오픈했다. 장애인의 자립역량 강화와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권 관장은 2022년 영천시와 장애인일자리사업 위탁협약을 체결하여 지역 내 장애인 고용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중증장애인 지원고용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2023년에는 사회복지시설 평가에서 5회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기관 운영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으며, 2024년에는 보건복지부 주관 발달재활서비스 최우수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선정됐다.
아울러 2025년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탈시설·지역사회 자립 정책의 현장 안착과 확산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등 복지기관장으로서의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 권 관장은 "복지기관은 앞으로 고령 장애인에 대한 돌봄 기능과 문화, 스포츠 등 웰빙 프로그램 제공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사회 복지 거버넌스 강화, 복지환경 조성>
권 관장은 영천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및 영천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위원으로 활동하며 공공과 민간을 잇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복지 거버넌스 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영천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으로서 회원기관 24개소를 대표하여 지역 사회복지에 관한 조사·연구를 추진하고, 민관 협력 기반의 각종 복지사업 조성에 앞장섰다.
특히 매년 '좋은 이웃들' 사업을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발굴·지원함으로써 취약계층 보호와 지역 돌봄체계 확립에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 또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위원으로서 지역 복지자원 개발 및 장애인을 포함한 지역 취약계층의 복지 증진에 기여했다.
<장애를 수용하고 긍정적 마음으로 도전해야>
"장애인으로서 장애인에게 봉사한 것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는 권 관장은 "장애인으로 삶의 경험을 장애인 인권 신장과 편의 증진, 자립 기반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퇴직 후에라도 무급으로 장애인과 함께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에게 꼭 들려줄 한마디가 있다는 권 관장은 "사고 후 자판기 사업, 식당 위탁 운영, 자동차 정비업 등 여러 사업에 도전해 경제적 기반을 다졌다 (장애인이) 경제 자립 없이는 실제 봉사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우선 장애를 스스로 받아 들이고 늘 웃으며 긍정적 마음을 다져가며 승화시키면 본인의 삶이 풍부해질 것"이라며 "비장애인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신념을 품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유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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