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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무 아닌, 큰 희망 심는 것” 영덕 산불피해 복구 손길 이어져

2026-06-12 13:02

■‘영덕 희망심기 투어’ 함께해보니
진달래 심어 지난해 산불 난 곳 2차 피해 방지
작년에는 4천840명 2만9천700그루 식재하고
올해도 대학생 등 다수 참가하며 이어가는 중
참가비 1만원, 지역화폐로 곧바로 환급 받아서
체험-봉사-지역경제 이바지 선순환 구조 만들어

5월29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영덕군과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영덕 희망심기 투어에 참여해 진달래를 심고 있다.

5월29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영덕군과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영덕 희망심기 투어'에 참여해 진달래를 심고 있다.

5월29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영덕 희망심기 투어에서 받은 진달래 묘목과 호미를 가지고 땅에 심은 모습.

5월29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영덕 희망심기 투어'에서 받은 진달래 묘목과 호미를 가지고 땅에 심은 모습.

지난 5월29일 찾은 영덕 별파랑공원. 산 중턱에 자리잡은 이 공원에 경북지역 전문대 학생과 한국가스공사·경북개발공사 직원 등 400여명이 모여있었다. '영덕 희망심기 투어' 프로그램 참가자들이다. 영덕 희망심기 투어는 지난해 경북 대형산불 피해 지역의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 아래, 영덕군과 영덕문화관광재단의 주관으로 시작됐다.


인솔자의 안내에 따라 임야로 이동한다. 접수처에서 미리 마련된 호미와 목장갑을 나눠준다. 그리고 진달래 묘목 5개가 든 비닐봉지를 받아 표시된 곳으로 오른다. 꽤나 가파르다. 인솔자는 지속적으로 안전을 강조했다. 호미로 땅을 20~30cm 파고 진달래 묘목 5개를 한 번에 심는다. 검은 포트를 제거하지 않으면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고, 포트 안에 갇혀 애써 심은 묘목이 썩게 된다. 묘목 위로 물을 주고 다시 내려와 도구를 반납한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진달래가 이 동산을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단순히 수목을 심는 것을 넘어 상처 받은 땅에 희망을 심는 일에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경북보건대 백선엽(20)씨는 "동기들과 봉사활동을 하며 대학생활의 추억을 남기고자 신청했다"며 "피해지역에 직접 진달래를 심어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뿌듯하다. 산불피해가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덕 별파랑공원에서 영덕문화관광재단 관계자가 진달래 묘목을 나눠주고 있다. 한 봉지에는 다섯 그루의 묘목이 들어있다.

영덕 별파랑공원에서 영덕문화관광재단 관계자가 진달래 묘목을 나눠주고 있다. 한 봉지에는 다섯 그루의 묘목이 들어있다.

영덕 희망심기 투어는 지난해에만 상·하반기에 걸쳐 무려 4천840명이 참여해 2만9천700그루의 진달래를 심는 성과를 거두며,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6월10일까지 1천18명이 9천그루를 심었다.


이 투어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체험-봉사-지역경제 이바지'라는 선순환 구조에 있다. 참가자는 1만 원의 참가비를 내지만, 현장에서 지역화폐인 '영덕사랑상품권'으로 1만 원 전액을 즉시 환급받는다. 봉사의 보람을 느끼는 동시에 지역 내 소비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참여도 늘고 있다. 투어에 참여한 한 경북개발공사 직원은 "워케이션으로 영덕에 머물던 중 뜻깊은 일을 하게 됐다"며 활동에 동참했다. 영덕군에 따르면, 교육 목적으로 방문하는 유아 및 저학년 동반 가족 단위부터 청년층까지 전 연령대가 고르게 참여 중이다.


5월29일 영덕 별파랑공원 인근 임야에 올라 진달래를 심는 참가자들. 경북지역 전문대 학생들과 한국가스공사·경북개발공사 직원 등 400여명이 진달래를 심었다.

5월29일 영덕 별파랑공원 인근 임야에 올라 진달래를 심는 참가자들. 경북지역 전문대 학생들과 한국가스공사·경북개발공사 직원 등 400여명이 진달래를 심었다.

이 프로그램은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관광공사 등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도 관광을 통한 산불 피해 극복의 성공 사례이면서 자원봉사와 관광이 결합된 '볼런투어'의 본보기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대경 영덕군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투어가 '바이럴' 되면서 전국 여러 단체가 후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는 '영덕 별파랑 희망숲 조성 사업'을 위해 5억 원의 대규모 사업비를 기부했다. 이 사업비로 진달래뿐만 아니라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등도 함께 식재될 예정이다.


다만 묘목 수급이 쉽지 않아 체험시간이 짧다는 후기를 남겼다. 한 참가자는 "나름 산지이고 볕도 뜨거워 단단히 준비를 하고 왔는데 금방 끝나서 아쉽다"고 말했다. 영덕군 측은 "질 좋은 진달래를 공수해오려다 보니 가격은 비싸고 수량은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면서 "10월부터 시작되는 2차 운영 기간에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더 마련해서 깊이 있는 체험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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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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