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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닮은꼴, 선관위와 축구협회

2026-07-02 18:00

부실선거·부실 감독 판 깔아
‘정몽규 사단’ 축구협회 농단
실패한 洪 또 국대 감독에
최악의 월드컵 필연적 귀결
확 갈아엎어 카르텔 깨야

박규완 논설위원

박규완 논설위원

은근히 닮은꼴이다. 선거관리위원회와 대한축구협회 말이다. 간섭받지 않는 성역이라는 점이 그렇고, 도덕적 해이가 넘치며, 무능에 관대하고, 카르텔 문화가 만연하며, 과분한 특혜를 누리고, 특채에 거리낌 없다는 점이 빼닮았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임을 내세워 감사원의 회계감사와 직무감찰을 거부하며 성역을 공고히 했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의 장기집권과 특정대학 세력에 의한 인적 카르텔로 성역을 만들었다. 한쪽은 부실선거의 판을 깔았고, 또 한쪽은 부실한 국대 감독을 점지했다. 오합지졸 선관위는 국민의 참정권을 심대하게 침해했으며, 무능한 그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악의 A매치를 시전했다.


'정몽규 사단'이 축구협회를 농단했던 13년은 한국 축구 빙하기였다. 4연임 정몽규 회장이 한국 축구를 제대로 망쳤다. 축구 해설가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대한축구협회는 불량품이고, 불량품의 제조 공장장은 정몽규"라고 직격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홍명보 낙점은 사실상 '정몽규 픽'이다.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과 절차적 하자(瑕疵)는 문체부 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유럽에서 검증된 외국인 감독들이 지원했는데도 이미 월드컵과 중국 슈퍼리그에서 실패한 홍명보를 다시 발탁한다? 배경과 저의가 의뭉스럽다. 외국인 감독과 달리 홍명보는 프레젠테이션과 면접이 생략됐다. 이임생 기술이사가 늦은 밤 홍 감독 자택 인근 빵집에서 만나 감독직 수락을 부탁한 게 전부다. "일부 전력강화위원이 외국인 감독 무조건 반대 의사를 드러냈고, 홍명보를 임명하자는 식으로 회의 분위기가 흘러갔다"(박주호 전력강화위원). 축구협회는 점수표, 채점 기준,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강제수사로 그날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감독 부실 선임의 후과는 참담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무2패의 흑역사에 더해 북중미 1승2패까지 홍 감독의 월드컵 전적은 도합 1승1무4패다. 결과는 32강 좌절. 리더십·용병술·인성이 다 낙제점인 홍명보를 국대 감독으로 추어올린 축구협회 인사 농단의 필연적 귀결이다.


전술·전략 빈곤에 납득할 수 없는 선수 기용, 임기응변 능력 부족, 거기다 유체이탈 화법까지. 캡틴 손흥민과 압박 능력, 전개 능력을 갖춘 이재성을 남아공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건 최악의 선택이었다. 양쪽 윙백을 활용 못 하는 홍명보식 스리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건만, 조별 리그 세 경기 내내 스리백을 고집했다.


남아공전 패배 후 SNS엔 "20억원 연봉 토해내라"는 글이 올라왔다. 켕기는 구석이 있는지 축구협회는 홍명보를 국대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연봉을 밝히지 않았다. 후문으로 20억원이란 게 알려졌을 뿐이다. 그런데 스포츠 급여 분석 매체 '샐러리 리크스'는 홍 감독의 연봉을 38억원으로 추정했다. 사실이라면 축구협회가 국민을 기망한 것이다. 참고로 일취월장의 기록을 쓰는 일본 모리야스 국가대표팀 감독의 연봉은 17억원이다.


무능한 자가 과분한 직책을 갖는 것만큼 부조리하고 비효율적인 서사가 어디 있나. '축구 지능'이 의문부호인 정몽규와 홍명보는 국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의 가치를 훼손했고, 그 결과 축구의 인기를 급속도로 식게 했으며, 월드컵 졸전으로 국민의 부아를 돋웠고, 한국 축구를 침잠시켰으니 그 죄가 가볍지 않다.


민주당이 선관위 개혁을 위해 헌법을 개정해 선관위를 해체하고 명칭과 구성 방식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도 확 갈아엎어 인적 카르텔부터 와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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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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