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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픽] 망원경 너머 문무대왕릉…감포 바다에 잠든 왕을 만나다

2026-07-11 09:40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유조비·실감 영상·해양 실크로드 전시 한곳에
이견대 도보 2분 거리…전시실에서 본 역사가 바다 풍경으로 이어져

경주 감포읍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앞마당의 문무대왕 유조비. 높이 6.76m의 비석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완성한 676년을 상징하며, 뒤편으로 문무대왕릉이 있는 동해가 펼쳐진다. <장성재 기자>

경주 감포읍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앞마당의 문무대왕 유조비. 높이 6.76m의 비석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완성한 676년을 상징하며, 뒤편으로 문무대왕릉이 있는 동해가 펼쳐진다. <장성재 기자>

경주시 감포읍 동해안로 1473에 자리한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앞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큰 비석 하나가 눈길을 붙든다. 바다를 향해 선 '문무대왕 유조비'다. 높이 6.76m의 이 비석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완성한 676년을 상징한다.


문무대왕 해양역사관은 삼국통일을 완성한 신라 제30대 문무대왕의 호국정신과 신라의 해양 교류사를 체험형 콘텐츠로 풀어낸 공간이다. 폐교한 대본초등학교 터에 들어선 전시관은 바다를 향해 낮게 펼쳐진 한옥형 외관을 하고 있다. 검은 벽돌과 흰 처마가 어우러진 건물 앞에 서면, 전시관이라기보다 동해를 바라보는 역사 쉼터 같은 느낌이 먼저 든다.


입구에 들어서면 '경주 바다에 잠든 왕,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다'라는 문장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 문장은 전시관 전체를 관통한다. 문무대왕이 죽어서도 동해의 용이 돼 나라를 지키겠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시실마다 이어진다. 1층 로비의 반구형 LED 미디어 조형물은 문무대왕이 잠든 수중릉과 경주의 대표 문화유산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전시실에 설치된 문무대왕 영정 미디어 전시. AI 기술로 재현한 문무대왕이 관람객에게 해양 강국을 꿈꿨던 신라의 길을 따라가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장성재 기자>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전시실에 설치된 문무대왕 영정 미디어 전시. AI 기술로 재현한 문무대왕이 관람객에게 해양 강국을 꿈꿨던 신라의 길을 따라가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장성재 기자>

1층 문무대왕 체험 미디어존은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AI와 미디어 인터랙션 기술을 활용해 관람객이 문무대왕의 시간 속 한 장면에 들어가보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바다와 도전, 해양 개척 정신을 주제로 한 전시도 만날 수 있다. 지금은 대한민국 여성 최초로 3만3천㎞ 바닷길을 요트로 완주한 김영애 선장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문무대왕의 해양정신을 오늘의 바다 도전과 연결해 보여주는 구성이 눈길을 끌었다.


전시관 1층에는 무인 카페테리아와 뮤지엄숍도 마련돼 있다. 뮤지엄숍에는 경주의 풍경과 문화유산을 감각적으로 담은 소품류가 진열돼 있어 여행의 기념품을 고르기 좋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나 동해안 드라이브 중 들른 여행객에게는 전시관이 잠시 머무는 쉼터 역할도 한다.


2층 문무대왕 역사 전시실에서는 삼국통일과 기벌포 해전, 문무대왕의 호국정신을 실감 영상으로 보여준다. 커다란 화면에는 바다와 파도, 신라의 탑과 전각이 빛으로 펼쳐진다. 어두운 전시실 안에서 황금빛 선으로 그려진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이견대, 동해의 풍경이 이어지면 설명을 읽는 전시가 아니라 한 편의 역사 영상을 따라 걷는 느낌이 든다.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2층 실감 영상 전시실에서 황금빛 선으로 그려진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이견대, 동해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장성재 기자>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2층 실감 영상 전시실에서 황금빛 선으로 그려진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이견대, 동해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장성재 기자>

신라 해양 실크로드 전시실도 아이들을 동반한 주말 가족 나들이에 어울린다. 신라가 당나라와 일본, 아라비아 등과 바닷길로 교류했던 이야기를 손으로 만지고 화면으로 따라가며 배울 수 있어 어린이 관람객도 지루하지 않다.


무엇보다 문무대왕 해양역사관의 매력은 2층의 개방된 공간에 마련된 망원경으로 감포 앞바다의 문무대왕릉을 직접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바위섬처럼 보이던 수중릉은 렌즈로 초점을 맞추자 한층 또렷해졌다. 직접 망원경을 들여다보니 능 앞에 세워진 비석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관 바로 앞에는 이견대가 있다. 걸어서 2분 남짓이면 닿는다. 이견대는 신문왕이 동해의 용이 된 문무대왕을 기려 세운 곳으로 전해진다. 이견대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조금 전 전시실에서 본 장면들이 눈앞의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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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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