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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2기③] 대구는 안전, 경북은 생존…기초의원 공약도 지역색 뚜렷

2026-07-12 17:13

대구·경북 기초의원 공약 7천499건 AI 전수분석
대구는 안전·환경, 경북은 교통·농업…정당보다 지역 특성이 공약 좌우

민선 9기 대구·경북(TK) 기초의원들의 공약은 주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환경 개선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지역의 산업과 관광, 농업 경쟁력 강화 등 지역별 과제를 함께 담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여건에 따라 정책의 무게중심도 뚜렷하게 갈렸다.


영남일보가 6·3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구 9개 구·군 지역구 기초의원 114명과 경북 22개 시·군 지역구 245명(미회신 3명 제외) 기초의원들의 공약 7천499건(대구 2천237건·경북 5천262건, 하나의 공약에 여러 정책이 담긴 경우 각각 집계)을 AI를 활용해 전수 분석한 결과다. 분석대상은 각 기초의원들이 선거기간 제출한 공보물이었다. 공보물이 없는 무투표 당선인들에게는 공약을 직접 물어 통계를 냈다.


지역구 대구시 기초의원 114명이 제시한 총 2237건의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단어의 크기가 클수록 의원들이 많이 제시한 공약. <워드클라우드 제작>

지역구 대구시 기초의원 114명이 제시한 총 2237건의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단어의 크기가 클수록 의원들이 많이 제시한 공약. <워드클라우드 제작>

◆ 대구는 생활밀착, 경북은 생존기반


대구와 경북 기초의원들의 공약은 모두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집중됐지만, 우선순위는 지역 특성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대구 기초의원들은 공약 정리본에서의 키워드 출현 빈도를 집계했다. 경북은 공약 규모가 방대한 점을 고려해 AI가 유사 정책을 정책군별로 재분류한 뒤 추정 빈도를 산출했다.


대구 기초의원 114명의 공약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정책 키워드는 '안전'(223회)이었다. 이어 '환경'(199회), '문화'(180회), '주차'(169회), '공원'(165회), '복지'(163회), '청년'(135회), '교육'(125회), '어르신'(107회), '상권'(92회)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경북 22개 시·군 기초의원 245명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교통·도로·주차 관련 키워드가 약 450회 이상으로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농업·농촌(약 380회), 보건·의료·복지·돌봄(약 320회), 관광·문화·체육(약 290회), 경제·상권·일자리(약 240회), 안전·환경·주거(약 210회) 순이었다.


앞서 영남일보가 대구·경북 광역의원(85명) 공약(1천886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에서 대구는 '생활밀착', 경북은 'SOC(교통·건설)'로 나온 바 있다. 경북은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이 가장 선호한 공약이 대동소이했지만, 대구는 다소 결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도시 생활환경 개선이 중심인 대구와 달리, 경북은 교통망 확충과 농업 경쟁력 강화, 의료·돌봄 기반 확충 등 지방소멸과 초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뒀다.


대구에서는 골목길 방범과 안심귀갓길, 스마트 가로등, 스쿨존 개선 등 생활 안전 공약이 가장 많이 제시됐다. 환경 분야에서는 노후 주거지 정비와 악취·미세먼지 저감, 정주환경 개선이 많았고, 문화 분야에서는 복합문화공간과 생활문화시설 확충이 핵심이었다. 공영주차장과 쌈지주차장 조성, 어린이공원 등 리모델링 및 정비, 산책로 조성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 정책 역량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구 경북도 기초의원 245명이 제시한 총 5262건의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단어의 크기가 클수록 의원들이 많이 제시한 공약. <워드클라우드 제작>

지역구 경북도 기초의원 245명이 제시한 총 5262건의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단어의 크기가 클수록 의원들이 많이 제시한 공약. <워드클라우드 제작>

반면 경북에서는 도로 개설과 확장, 공영주차장 조성, 버스노선 확충, 행복택시 운영 등 이동권 개선 공약과 스마트팜, 농기계 지원, 외국인 계절근로자, 농산물 판로 확대 등 농업 경쟁력 강화 공약이 두드러졌다. 어르신 여가 활용을 위한 파크골프장 건설과 경로당 현대화, 돌봄 확대, 빈집 정비, 의료 인프라 확충 등 지방소멸과 초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약도 많이 보였다.


경제·산업 분야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대구는 청년 창업 지원과 골목상권 활성화, 전통시장 현대화 등 도심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춘 반면, 경북은 관광자원 개발과 체류형 관광 활성화, 지역 특화산업 육성 등을 지역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대구와 경북의 공약 키워드 차이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분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경북은 22개 시·군 중 15곳(안동, 영주, 영천, 상주, 문경,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청도, 고령, 성주, 봉화, 울진, 울릉)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전국에서 가장 많다. 생존의 기로에 선 경북 지역 기초의원들이 인구 유출 방지와 지역 소멸 대응에 사활을 건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러한 위기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시(市) 지역을 중심으로는 대구 못지않게 공원·문화·청년·돌봄·교통안전시설 확충 등 생활밀착형 공약이 적지 않았다.


◆ 정당보다 지역색이 더 강했다


정당별 공약의 큰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생활환경 개선과 주민 편의 증진을 핵심으로 삼았다.


국민의힘은 도로와 산업단지, 관광개발, 지역 숙원사업 등 기반시설 확충 공약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민주당은 돌봄과 청년, 교육뿐 아니라 주민참여 확대와 공공서비스, 제도 개선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절대적인 차이는 아니었다. 산업단지 조성이나 도로 확충 같은 개발 공약도 특정 정당에만 집중되지 않았고, 돌봄과 복지 역시 양당 모두에서 확인됐다. 정당 이념보다는 각 지역의 산업 구조, 생활환경, 주민 수요가 공약 방향 설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대구 지역구 기초의원 114명 중 국민의힘 소속은 67명, 민주당은 43명, 무소속은 4명이다. 경북 지역구 기초의원 248명 중 국민의힘은 164명, 민주당은 52명, 녹색당은 1명, 무소속은 31명이다.


대구경북 기초의원의 이색 공약을 이미지화. 방과후 다람쥐버스와 청도행복 이동점빵이 보이고,  옆집 훈장님 인 동네 어르신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생활 불편 해결사인 마을 맥가이버도 보인다. AI Gemini 제작.

대구경북 기초의원의 이색 공약을 이미지화. 방과후 다람쥐버스와 청도행복 이동점빵이 보이고, '옆집 훈장님' 인 동네 어르신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생활 불편 해결사인 마을 맥가이버도 보인다. AI Gemini 제작.

◆ 눈길 끈 이색 공약


생활 불편을 세심하게 해결하거나 지역 특성을 살린 이색 공약도 많았다.


함광식(국민의힘) 남구의원은 창업이나 자영업 등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청년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 도전 실패 지원금'을 제안했다. 김기명(민주당) 남구의원은 제도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성 지능(느린 학습자) 청년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 일자리 모델 구축을 공약했다.


이연경(민주당) 달서구의원은 취약계층에 일률적 도시락 배달 대신 동네 반찬가게에서 원하는 반찬을 고를 수 있는 '동네 반찬 구독 바우처'를, 박새롬(국민의힘) 수성구의원은 경로당 어르신을 초등학교 강사와 방과 후 돌봄 인력으로 연계하는 '옆집 훈장님'과 '배고파요 훈장님' 사업을 제시했다. 구교강(국민의힘) 성주군의원은 공공시설 내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 설치를, 김현주(민주당) 군위군의원은 홀로 계신 어르신댁을 수리하는 '마을 맥가이버'를 약속하며 고령친화 정책을 내놨다. 미사용 세금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주민환원제'(주경민 남구의원) 공약도 눈에 띄었다.


지역 특색을 살린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박성곤(국민의힘) 청도군의원은 필요한 생필품을 싣고 마을을 순회하는 이동식 마트인 '청도행복 이동점빵'을, 이재진(국민의힘) 포항시의원은 학부모들의 픽업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주택단지-학원가를 촘촘히 잇는 '방과후 다람쥐 버스' 운영을 공약했다.


김형락(민주당) 영천시의원은 한국마사회 유치 시 '구내식당 금지' 공약을 꺼냈다. 직원들이 주변 상권을 이용하도록 '점심식사 쿠폰'을 지급해 상권 상생 방안을 제안했다.


반면 실현 가능성이 다소 떨어지는 공약도 보였다. 황현철(국민의힘) 울진군의원은 3천억원을 투자해 '중입자치료기의 울진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막대한 사업비와 국가 차원의 의료정책이 필요한 만큼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구체성이 부족한 공약도 일부 확인됐다. 민주당 당선인들은 '그냥 다해드림 센터' 설립을 다수 언급하기도 했다. 선거과정에서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TK를 찾고 "그냥 다해드림 센터장이 되겠다"고 언급한 데 따른 후속 공약으로 보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공보물을 통해 "농업인의 버팀목이 되겠다" 등의 선언적 공약만 내놓은 의원도 있었다.


이 밖에도 영덕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과 대게 상권, 의성은 TK공항(대구경북 민·군통합공항) 배후산업, 울릉은 여객선 공영제와 울릉공항 시대 대비, 구미는 반려동물 문화공원 건립이나 '펫 산업' 육성, 영천은 말 산업 육성, 성주는 참외 산업 등 지역의 특산품이나 대표 산업, 자연환경을 활용한 공약도 다수 제시됐다.


유성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은 "공약 수가 많다고 해서 좋은 의원이라고 볼 수는 없다. 80개 공약을 냈는데, 그 80개가 대형 사업으로 채워져 있다면 문제가 있다"며 "단순히 공약을 몇 개 냈는지로 볼 것이 아니라, 그 공약이 의원의 권한과 역할에 맞고 지역에 필요한 것인지, 실현 가능한지, 구체적 방법이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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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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