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호남 반도체 '몰빵 투자'에 따른 '대구경북(TK) 패싱'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한다. '현장 최고위 카드'에 대한 지역 민심은 싸늘하다. 800조 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투자에 안방이 발칵 뒤집히고 소멸의 공포가 극에 달했을 때는 무기력하게 구경만 하더니, 여론이 험악해지자 이제야 부랴부랴 텃밭을 찾는 것은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 지금 국민의힘은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없다. 이미 판이 짜인 3대 메가프로젝트의 예산 주도권을 정부여당이 쥐고 있다. 국회 원(院) 구성 협상조차 일방적으로 밀린 야당이 무슨 수로 예산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말인가.
더욱이 집안싸움으로 당의 정치적 역량을 탕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동혁 대표의 '당원 중심'과 정점식 원내대표의 '국민 중심' 노선이 정면충돌하는 데다, 친윤계와 친한계가 '징계 내전'을 벌이고 있다. 국힘 지도부가 징계 갈등을 억지로 봉합하고 시선을 돌리기 위한 '정치적 피난처'로 대구행을 택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국힘의 '최고위 카드'는 실질적인 대책 대신 '얼굴 도장' 성격이 강하다. "정부의 호남 몰빵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이면 자신들의 무능이 감춰지고 무조건 지지해줄 것이라는 얄팍한 속셈이 깔려 있다. 국힘 지도부는 대구에 내려와 생색내기용 간담회나 열며 사진 찍는 쇼로 성난 민심을 달래고 당내 분란을 대충 뭉개고 갈 수 있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 텃밭에서 말잔치로 때우기보다 먼저 국회에서 예산 저지나 입법 투쟁의 실력을 증명하는 게 순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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