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국가 총지출을 800조 원 이상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보다 10% 이상 늘려 '800조 원+α' 수준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국세수입이 올해보다 100조원 늘어난 사상 첫 500조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역대 최대 예산을 편성키로 한 것이다. 늘어난 재원은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에 집중 투입하고,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초과세수를 활용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미래, 청년, 지방, 교육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할 방침임을 밝혔다.
정부의 계획은 변화된 재정 수요에 속도감을 높인 대응으로 보인다. 다만 지방의 시각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경제·사회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미래세대와 국가 성장동력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향은 타당하다.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투자 분야에 지방과 교육을 포함한 것도 적절한 판단으로 보인다. 반면 예산 규모가 800조 원을 넘어선다는 사실만으로 지방의 미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과 같은 중앙집권적 예산 편성 및 배분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전체 금액만 늘어난다면 지역균형발전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면 이제는 관행화되다시피한 수도권 집중 투자로 인한 지방 소외와 불균형 배분을 바로잡아야 한다. 800조 원 예산 시대는 단순히 국가재정의 외형을 확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수도권 초집중을 확장해온 기존의 재정구조를 재검토하고, 지역균형발전을 향한 정상적 국가재정 배분 체계를 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예산 확대 편성의 효과는 지방에 집중돼야 하는 것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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