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여곳 검토 뒤 후보지 3~4곳 압축… 항만 인접 지역과 경쟁
옛 효성티앤에스 부지…완충녹지 유지하며 출입구·신호체계 해결
이신혁(왼쪽)오뚜기라면 대표이사와 김장호 구미시장이 투자양해각서 체결 중 이야기를 하고 있다.<구미시 제공>
오뚜기라면 주식회사의 구미 투자 결정은 쉽게 성사된 일이 아니었다. 수출 전용공장 특성상 대형 물류 차량의 진출입과 항만 접근성이 핵심 변수였고, 구미시는 불리한 입지조건을 맞춤형 행정 지원으로 풀어내며 투자를 붙잡았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뚜기라면은 신규 수출 공장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전국 10여곳을 검토했다. 이후 후보지는 3~4곳으로 압축됐다. 라면은 제품 가격에 비해 부피가 커 항공 운송으로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워 수출 물량 대부분을 선박으로 운송한다. 구미는 주요 항구까지의 거리만 따지면 항만 인접 지역보다 불리했다.
구미시는 국가산업단지의 기반시설과 제조업 인프라, 공장용지 확보 가능성, 기업 맞춤형 행정지원을 앞세워 오뚜기라면을 설득했다. 농심 구미공장과 구미라면축제를 통해 형성된 '라면도시' 이미지도 다른 후보지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구미 투자가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처음 검토하던 부지의 거래가 불발되면서 다시 고비를 맞았다. 투자 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국가2산업단지 안에서 대체 부지를 물색했고, 3년가량 비어 있던 옛 효성티앤에스 공장이 새 후보지로 선택됐다.
그러나 이 부지에도 마지막 장벽이 남아 있었다. 주요 도로 방향으로 출입구가 없어 대형 트레일러가 공장 안쪽의 좁은 도로를 이용해야 했다. 해외 수출용 라면을 대량으로 반출해야 하는 공장으로서는 투자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장애물이었다.
주요 도로 쪽으로 출입구를 내는 방안도 쉽지 않았다. 공장 앞이 완충녹지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구미시는 경북도와 경찰서 등 관계기관을 수차례 찾아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완충녹지를 해제하거나 면적을 줄이지 않으면서 출입구를 설치하고, 대형 차량 운행에 필요한 교통신호 체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았다. 녹지 기능을 유지하면서 기업의 물류 동선을 확보한 것이다.
이신혁 오뚜기라면 대표이사는 "구미는 우수한 산업 인프라와 뛰어난 입지여건을 갖춘 지역으로 오뚜기라면의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자는 단순한 생산시설 확충을 넘어 글로벌 수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라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3일 구미시청 외벽에 오뚜기라면 구미 투자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박용기 기자>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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