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대구기초단체장의 각오]
취임 직후 구청 앞 30개월 농성 마무리
원칙과 소통 기반한 ‘생활행정’ 강조
지난 15일 구청장실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용판 대구 달서구청장이 향후 구정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대구 달서구청 제공>
"행정은 결국 주민의 삶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느냐가 기준입니다."
대구 달서구청 앞에서 30여 개월 동안 이어지던 농성이 마무리됐다. 김용판 달서구청장이 취임한 직후다. 지난 15일 구청장실에서 만난 김 청장에게 던진 첫 질문도 조용해진 구청 정문에 관한 것이었다.
힘으로 해결한 게 아니었다. "원칙과 소통, 그리고 상대가 스스로 출구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김 청장은 답했다.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행정의 첫 번째 책무로 판단하고 이해당사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경청한 뒤 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함께 설명하며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였다는 것.
그는 "행정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며 "원칙은 지키되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회의원을 지낸 그가 지방행정을 선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국회는 입법기관이지만 구청은 정책을 직접 집행한다. 그는 "자신의 철학과 역량을 가장 잘 펼칠 수 있는 자리가 단체장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 청장이 가장 자주 언급한 단어가 '생활행정'이다. 주민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게 기초단체장의 역할이라는 의미다. 그는 "행정을 통해 달서구민들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했다.
이같은 철학은 정책 결정 방식에도 반영된다. 보여주기식 성과보다 주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변화를 우선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행정의 모든 기준은 주민 행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라며 "한쪽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가 강조한 또 다른 키워드는 '공개 소통'이다. 민원을 비공개로 처리하기보다 이해관계자들이 공개 토론을 통해 의견을 나누는 방식을 선호한다. 앞으로도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 토론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공개적으로 대화하고 공개적으로 결정하는 원칙을 지켜 행정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조직 운영 철학은 '권한과 책임'에 맞춰져 있다. 정책을 단체장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기보다 공직자들이 스스로 토론하고 우수 사례를 찾아 정책을 제안해야 조직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지 모든 것을 일일이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사람은 누구나 적어도 하나의 강점과 천재성은 갖고 있다. 공직사회는 구성원의 가능성을 끌어내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했다.
임기 말 어떤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취재진 질문엔 "존경받는 지역 원로"를 꼽았다. 김용판 구청장은 "존경받으려면 존경받을 일을 해야 한다"며 "직원과 주민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임기를 마칠 때 구민들이 '달서구가 달라졌다'고 체감할 수 있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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