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윤 울진군 이장연합회장, 과중한 행정업무 개선 촉구
고령 아이장 전산업무 지원할 하루 4시간 간사제도 도입 건의
“195명 이이장 화합·행정지원 강화…미래세대에 투자해야”
장동윤울진군 이장연합회장 인터뷰 모습.<원형래기자>
"이장들이 더 똘똘 뭉치고 행정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연합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군민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뛰는 이장들의 노고를 조금 더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장동윤 울진군 이장연합회장은 울진읍 읍내3리에서 태어나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 55년을 살아온 울진 토박이다. 생활지도자 활동을 거쳐 현재 5년째 이장을 맡고 있으며, 1년 6개월여 전 울진군 이장들의 추대로 연합회장에 선출됐다.
현재 울진군에는 195명의 이장이 각 마을에서 주민과 행정을 연결하고 있다. 장 회장은 "비교적 젊은 이장이다 보니 추진력과 활동력을 기대해 준 것 같다"며 "각 읍·면 행사와 모임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지원을 관계기관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이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은 갈수록 늘어나는 이장들의 행정업무다. 농촌지원과 복지, 각종 행정·공기업 사업이 늘어나면서 주민에게 사업을 알리고 신청을 돕는 일까지 상당 부분 이장들이 맡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장들도 농사와 생업이 있는데 사업이 내려오면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안내해야 한다"며 "특히 고령의 이장들은 엑셀이나 문서 작성, 회의자료 준비 같은 전산업무에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 회장은 울진군 이장연합회의 작은 전용 사무공간과 실무를 지원할 간사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거창한 사무실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195명의 이장을 대표하는 연합회가 회의를 하고 읍·면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작은 공간 하나면 된다"고 말했다.
후포와 온정, 기성 등 먼 지역에서 군청을 찾은 이장들이 담당자를 기다릴 때 이용하고, 평소에는 회장단과 읍·면 회장들이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소통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장 회장은 "하루 종일 근무하는 직원이 아니라 하루 4시간 정도 문서와 전산업무, 회의자료를 지원하는 간사 한 명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며 "작은 행정지원이 결국 주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는 '미래세대 투자'를 꼽았다.
장 회장은 "울진에서 자란 학생들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상당수가 외지로 떠난다"며 "지금 자라고 있는 초·중·고 학생들이 울진에서 생활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교육과 건강, 생활환경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울원자력본부 등 지역 공기업에도 미래세대에 대한 지원 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원전이 지역과 상생한다면 학생과 학부모가 실제 체감하는 사업도 필요하다"며 "교육환경 개선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래세대 투자'를 강조한 장 회장의 호소는 울진군의 심각한 인구 위기와 맞닿아 있다. 2025년 말 기준 울진군 인구는 4만 5천 명대로, 65세 이상 인구가 3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진학이나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20대 전후의 청년층이 수도권 등으로 빠져나가는 '청년유출'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현금성 지원을 넘어, 청년층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 인프라와 양질의 정주여건을 조성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장기적으로는 울진의 산업 특성을 살린 원자력·수소 관련 전문교육기관 설립도 제안했다.
그는 "울진에는 대학이 없어 학생들이 외지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원자력과 수소 등 지역 산업과 연계한 교육기관을 만들고 졸업 후 지역기업과 공공기관 취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청년 유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될 경우 관련 기업과 청년 일자리 유입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장 회장은 주민들을 위한 제도 개선 사례도 소개했다. 2023년 대학생 자녀 장학금이 한 가정에 대학생이 여러 명 있어도 한 명에게만 지급되는 문제를 발견하고 행정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녀가 세 명이면 세 명 모두 학비가 들어가는데 한 명만 지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관련 부서에 개선을 요구했고 이후 지급기준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울진군청 중회의실에서 울진군 이장연합회 정기 이사회 모습.<원형래기자>
장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195명의 이장들이 더 화합하는 연합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읍·면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울진군 발전이라는 큰 방향에서는 함께 가야 한다"며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행정과 관계기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각 마을 이장들에게는 무엇보다 건강을 당부했다.
"봉사와 주민을 챙기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장님들 건강이 먼저입니다. 특히 폭염때는 무리하지 말고 건강부터 챙겨주셨으면 합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주시면 직접 찾아가 듣겠습니다."
군민들에게는 이장의 역할을 조금 더 이해하고 존중해 달라고 부탁했다.
장 회장은 "이장들은 농사와 생업을 하면서 주민 민원과 복지, 행정업무, 행사까지 챙긴다"며 "이장은 단순한 심부름꾼이 아니라 주민을 대표해 행정과 소통하는 마을의 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민들의 관심과 격려가 있다면 이장들도 더 큰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다"며 "195명의 이장들과 함께 주민들의 목소리가 군정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동윤 회장의 인터뷰를 관통한 것은 '현장'이었다. 거대한 개발계획보다 회의할 작은 공간, 전산업무를 도울 간사 한 명,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환경 개선처럼 주민과 이장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강조했다.
특히 인구감소를 막으려면 지금 자라는 아이들에게 투자하고 교육·산업·취업이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울진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원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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