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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지대] 대구의 식수원, 여과수 하나로는 안 된다

2026-08-10 06:00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연일 폭염으로 물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은 도시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마실 물이 부족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걱정이 많다. 시장과 정부가 바뀔 때마다 대구의 먹는 물 정책은 오락가락했고, 해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최근 안동·임하댐의 가뭄 상황은 대구의 물 문제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올해 두 댐 유역의 강우량은 예년의 73% 수준에 머물렀고, 저수량은 30%대까지 낮아졌다. 당장 생활용수 공급이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가뭄이 심해지면 댐이 언제나 안정적인 식수원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전임 대구시정이 추진한 '맑은 물 하이웨이'는 명백한 정책 실패였다. 대구와 구미가 어렵게 마련한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 합의를 폐기하고, 안동댐 물을 끌어오겠다는 구상은 지역의 물관리 현실을 외면한 독단적인 판단이었다. 수질과 공급 안정성, 경제성, 생태적 영향 등을 고려한 합리적 검증보다 정치적 판단이 앞선 결과, 시급한 취수원 정책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다행히 현 정부는 안동댐 물을 끌어오기보다 낙동강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문산정수장에서 진행 중인 실증실험은 시민사회가 제기해 온 현실적 대안을 공개적으로 검증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정책이다.


그러나 여과수가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는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는 강물이 하상이나 강변의 모래·자갈층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탁도와 오염물질을 줄이는 방식이지만, 새로운 수원은 아니다. 낙동강 유량이 줄면 취수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고, 산업폐수 등 오염 부하가 계속되면 오염물질 농도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여과수는 유용한 방안이지만 그것만으로 갈수록 심해지는 기상이변과 수질오염에 대응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구의 물 정책은 '해평이냐, 안동댐이냐, 여과수냐'라는 단일 선택에서 벗어나야 한다. 평상시에는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를 활용해 낙동강 직접 취수의 위험을 낮추고, 대규모 오염사고와 극한 가뭄에 대비한 별도의 보조수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2022년 대구와 구미, 정부가 합의했던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방안을 다시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주요 오염원보다 상류에서 취수할 수 있으며 기존 시설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구미와 인근 주민의 동의를 이끌어낼 실질적인 상생 대책이 전제돼야 한다.


물 확보만큼 도시의 물 소비 구조를 혁신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도 정수처리를 거친 수돗물을 음용뿐 아니라 화장실, 세차 등 모든 용도에 동일하게 쓰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하수처리수와 중수도, 빗물을 산업·조경용수로 활용하고, 신규 산업단지와 대규모 공동주택부터 비음용수 공급시설을 확대해야 한다. 물 사용량을 10%만 줄여도 하루 수만 톤의 새로운 수원을 확보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 대구시는 중앙정부의 복류수 실증 결과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관련 정보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보조수원 확보에 적극 나서는 한편, 수질오염원 관리와 물 재이용, 절수정책을 하나로 묶은 종합적인 맑은 물 확보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대구는 여러 수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재이용하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 '어디서 물을 끌어올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여러 수원을 연결해 위기에 강한 도시 물 안보체계를 구축할 것인가'. 여기에 대구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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