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미 달서아트센터 공연기획자
첫 기억은 늘 소중하다. 공연에 대한 첫 기억 역시 그렇다. 내가 기억하는 첫 공연의 순간은 객석의 어둠 속에서 마주한 화려한 조명의 무대였다. 어렸던 나에게 완전히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했던 그날의 경이로운 감정은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아이들을 위한 공연 제작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년 전이었다. 우리 지역의 소중한 문화 자산인 달서구의 선사시대를 모티브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 '뚜들뚜들 선사시대'를 처음 무대에 올리면서부터다.
객석을 가득 채운 아이들은 작은 손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고, 무대 위 움직임 하나하나에 순수하게 반응했다. 그 생생한 표정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태어나 처음 마주하는 '생애 첫 공연'일 수도 있겠구나.
그날 이후 어린이 공연을 대하는 마음도 조금 달라졌다. 아이들에게 공연 한 편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극장에서 보낸 시간이 오래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랐다. 공연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추억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고민해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올해로 3회째를 맞아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관객들과 만나는 '뚜들뚜들 선사시대' 역시 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예술 경험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어릴 때부터 공연을 보고 음악을 듣고 무대를 가까이에서 접한 아이에게 예술은 어렵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일상 곁에 존재하는 것이 된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마음껏 상상하고 느끼는 과정에서 감수성이 자라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넓어진다. 공연장을 친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역시 그런 시간이 쌓인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 공연은 단순히 아이들의 여가를 위한 콘텐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린 관객 역시 한 명의 온전한 관객인 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와 감각을 세심하게 고민한 양질의 작품을 충분히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어린 시절 어떤 예술을 얼마나 가까이에서 접하는가는 이후 예술을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웃고 상상하며 다양한 감정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어린이 공연이 더 많아져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하고 즐기는 시간이 쌓일수록 예술은 삶과 가까워지고, 공연장을 찾는 일도 한층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곧 객석을 채울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기다리며, 그들의 소중한 첫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 우리 지역의 문화적 온도를 높이고 일상과 예술의 거리를 한 뼘 더 가까이 만드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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