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울릉도에 관광객 4천여명이 몰렸지만 34억원을 들여 조성한 울릉군의 관광시설 '울릉울렁다리'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홍준기 기자
광복절 연휴 이틀째인 지난 16일 울릉도에 4천여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여객선과 주요 관광지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며 모처럼 활기를 띠었지만, 34억원을 들여 조성한 울릉군의 관광시설 '울릉울렁다리'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영남일보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울릉군 내수전~석포 해담길에 조성된 울렁다리를 직접 확인한 결과, 2시간 동안 다리를 이용한 관광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광복절 연휴를 맞아 울릉도에 4천여명의 관광객이 들어왔지만 수십억원을 투입해 만든 관광시설에는 관광객이 한 명도 찾아오지 않은 것이다. 울렁다리는 지난해 11월 8일 준공됐다. 길이 94.6m, 폭 1.5m, 지상 16m 높이로 조성됐으며 총공사비는 34억원이다. 도비 17억원과 군비 17억원이 각각 투입됐다.
울릉군은 당시 울렁다리를 지역 관광활성화의 새로운 이정표로 추진하면서 도보 관광의 미래를 여는 '소통의 다리'를 조성하고 새로운 탐방 동선을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준공 9개월여가 지난 광복절 연휴 현장의 모습은 울릉군의 기대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울렁다리 바로 옆에는 기존 포장도로가 이어져 있어 관광객이 굳이 울렁다리를 이용하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다. 울렁다리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선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갈 이유가 있어야 하고 주변 관광지와 연결되는 동선과 볼거리, 체험거리도 있어야 하는데 아직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울릉공항 개항을 앞두고 관광객 증가를 기대한 각종 관광 인프라 조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얼마나 많이 만들 것인가'보다 '이미 만든 시설이 실제로 관광객에게 선택받고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4억원을 들여 만든 울렁다리가 관광객의 발길을 끌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 당시 관광수요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관광객 동선을 제대로 고려했는지, 기존 관광자원과의 연계는 충분했는지부터 되짚어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에서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 김선화(38)씨는 "울렁다리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일부러 찾아가야 할 정도로 유명한 곳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바로 옆에 기존 도로가 있는데 관광객들이 이 다리를 꼭 건너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울릉도에 관광객 4천여명이 몰렸지만 34억원을 들여 조성한 울릉군의 관광시설 '울릉울렁다리'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홍준기 기자
한편 울릉군청 관광산림과 관광개발팀은 "해당 시설의 이용객이 특정 시간대에 적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 상황과 이용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관광객들이 찾아올 수 있는 동선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울렁다리를 단순히 다리 하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 해담길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로 조성한 만큼 향후 이용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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