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필수의료 컨트롤타워 육성… 재정 지원·전임교원 460명 확충”
의료계 “진료 실적 위주 평가 편중… 제자 양성·공공성 위축될 수도”
20일부터 소관 부처가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는 경북대병원. <경북대병원 제공>
경북대병원 등 지역 9개 국립대병원의 소관 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바뀐다. 소관 부처 이전 논의를 한 지 21년 만의 변화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지역·필수의료 거점으로 조성하는 것은 물론, 임상·연구·교육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계 현장에선 제자 양성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일자로 '국립대학병원 설치법'과 '국립대학치과병원 설치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국립대학(치과)병원 소관 부처가 교육부→보건복지부로 이관된다고 19일 밝혔다.
대상은 경북대병원·강원대병원·부산대병원·제주대병원 등 전국 9개 지역 국립대병원이다. 서울대병원은 별도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을 적용받아 이번 이관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립대 병원의 소관 부처가 바뀌는 것은 논의가 시작된 2005년 이후 21년 만이다.
이관을 계기로 복지부는 국립대학병원의 임상·연구·교육·공공정책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지난 6월 발표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학병원 종합적 육성방향'을 토대로 이들 병원이 암 등 중증질환을 지역 내에서 치료하고 중증·응급 등 필수의료의 최종치료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한다.
중증·희귀난치질환 연구와 지역 필수의료 인재를 양성하는 핵심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한층 강화한다. 지역 의료기관 간 연계·협력을 총괄하는 지역 필수의료 컨트롤타워 역할도 맡길 방침이다.
복지부는 국립대학병원에 대한 재정 지원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임상 분야에서 필수진료과 인력확보를 지원하고 장기재직 인력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또 산부인과·소아과·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 국립대학병원 전임교원을 4년간 460여명 확충한다.
연구 분야에선 전체 국립대학병원과 국립암센터 간 임상데이터 연계를 통해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의 데이터를 확보한다. 지역 국립대병원 특화 연구개발지원도 강화해 핵심 연구 인프라와 전문 연구인력을 확충한다.
교육 분야에선 모든 국립대학병원에 '임상교육훈련센터'를 설치한다. 의대생·전공의·의료인에게 모의실습(시뮬레이션) 기반 첨단 술기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의사지원센터'를 만들어 지역 의료인력의 교육·수련부터 지역 정착까지 지원한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선 의학 교육 및 제자 양성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공공의료'의 마지막 보루인 국립대병원도 진료 실적 위주의 복지부 평가 체계로 편입되면 교육·수련에 투입되는 시간과 자원이 비효율적이 될 수 있어서다.
특히 교육부 체제에선 대학 교수로서의 교육적 역할이 법적으로 보호받지만, 복지부로 이관되면 사실상 진료 중심 의사의 역할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한다. 교수들이 제자 양성보다 진료 물량 소화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익성과 공공성의 상충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앞서 경북대병원 일각에선 "공공의료 붕괴는 물론, 사립병원처럼 수익을 좇게 될 것"이라며 일찌감치 소관 부처 이전을 반대하는 여론이 적잖았다.
익명을 요구한 경북대 의대 한 교수는 "국립대병원의 소관 부처 이전에 따라 제자 양성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은 의료계가 반복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부분"이라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관 작업이 마무리돼 우려스럽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히려 교육·임상 모두를 강화하겠다고 하니 일단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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