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자 통장이 상주중앙시장에서 솥뚜껑 야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하수기자
"야시장을 여러 번 했는데 시민들의 호응이 매우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음식을 드시고 공연도 즐기고…. 야시장을 열 수 있는 고정된 공간이 없는 게 아쉽습니다. 상시로 야시장을 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면 야시장을 열 때마다 장소를 물색하느라 고생하지 않을뿐더러 무대가 있으면 버스킹 같은 공연도 수시로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사람이 모여들면 자동으로 상설 야시장이 생겨 전통시장 활성화도 자동으로 되지 않겠습니까?"
경북 상주시 남원동 장혜자 남성2통장은 상주 중앙시장 활성화를 위한 '솥뚜껑 야시장'을 준비 중이다. 중앙시장에서는 2023년부터 '솥뚜껑 뒤집는 날'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차례 야시장이 열렸다. 여기서 운영위원장을 맡아온 장 통장은 한 단계 높은 야시장을 위해 이름을 솥뚜껑 야시장으로 바꾸고 오는 28일 중앙시장 2번 게이트에 멍석을 깔 계획이다.
이날 야시장에는 푸짐한 먹거리와 아리랑문화기획단과 가수 세손의 재능기부 무료공연이 있다.
"솥뚜껑 뒤집는 날도 처음에는 서툰 면이 많았습니다. 여러 번 하다 보니 음식이나 상품, 공연이 늘어나고 참여자도 늘었어요. 무엇보다 야시장이 좋은 점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여 선보이고 소비자 반응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식당 개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꼭 참여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장 통장은 솥뚜껑과 인연이 매우 깊다. 4년 전부터 상주중앙시장 안에서 가마솥 곰탕집을 하고 있는데, 그전에는 가마솥 판매업을 했다.
"시아버지께서 이곳에서 가마솥을 만들어 파셨습니다. 가마솥 만드는 게 현대화돼서 나중에는 솥만 팔았는데, 그것을 우리가 이어받아 솥장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솥의 수요가 줄어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해봤는데 무쇠가마솥으로 할 수 있는 게 곰탕이더라고요."
남성2통은 중앙시장과 주변 골목이 관할 구역이다. 재래시장이 쇠퇴하면서 수입이 줄고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심각한 단계로 인구가 고령화됐다. 빈 점포가 늘고 가게를 지키는 상인 대부분이 나이가 많으며,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은 대부분 시내의 저소득층이 사는 아파트로 이주했다.
"임대아파트에도 못 들어가는 분들은 상가 2층에서 혼자 사세요. 연세가 많아서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분들이라서 반찬이라도 챙겨드려야겠다 싶어서 통장에 나섰습니다."
장 통장은 상주시 이웃사촌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 노인 10여명에게 반찬을 만들어주고 있다. 여기에는 부녀회원은 물론 연세 드신 분들도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데 함께 참여한다.
노인들에게는 소일할 친구와 장소도 매우 중요하다.
"노인회관이 있는데 상가 2층에 있으니 노인들이 무릎이 아파서 잘 안 가시는 거예요. 그래서 1층을 리모델링하고 노인 프로그램도 하니 어르신들이 좋아하고 우리 마을뿐만 아니라 이웃에 사시는 노인분들도 많이 오십니다."
그런데 1층 노인회관에는 할머니들뿐이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들은 다른 동네에 세를 내고 방을 얻어서 시간을 때우고 계셨다.
"마을회에서 2층을 청소하고 전기와 기름도 대드리겠다고 해서 남자 어른들이 회관으로 오시고 1층에서 하는 프로그램에도 참가하시라고 했어요. 그런데 할머니들이 많아서 그런지 처음에는 같이 하다가 다시 나오고 하시더라고요."
지자체마다 지역의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차장을 건립하고 상가를 현대화하는 데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효과를 내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야시장을 성공시키는 것도 전통시장 활성화의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장 통장은 중앙시장 안에 독립된 공간이 마련되면 야시장을 더 자주 성공적으로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내부에 있는 골목에서 하게 되는데 그때 그때 무대 같은 것을 임시로 만드는 것도 그렇고, 야시장이라는 게 지지고 볶고 냄새와 연기를 풍기는데, 주변의 한복이나 이불·옷가게에 피해를 주게 되잖아요. 시장 안에 거의 빈 건물이 많은데, 저평가 돼 있는 상가를 시에서 매입하여 공간을 만들어주면 시장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이하수
상주에 상주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