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 시민기자
"부르릉~."
신호가 바뀌기 무섭게 오토바이 여러 대가 골목을 빠져나간다. 잠시 뒤 매캐한 배기가스와 엔진음이 뒤따른다. 이제는 익숙해진 풍경이지만, 기후위기와 대기질 개선을 생각하면 한 번쯤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배달은 어느새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몇 분 뒤 집 앞에 도착한다. 편리함 뒤에는 배달 노동자의 땀과 골목상권의 노력이 있지만, 배기가스와 소음이라는 환경적 비용도 존재한다.
특히 배달용 오토바이는 일반적인 이용 목적의 이륜차보다 운행 빈도와 주행거리가 긴 편이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도심과 주택가를 오가며 장시간 운행하기 때문에, 개별 차량의 배출가스와 소음이 생활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전체 등록 대수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운행 거리와 이용 빈도까지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현실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가 전기 오토바이다. 주행 과정에서 배기가스를 직접 배출하지 않고 소음도 상대적으로 적으며, 연료비와 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좋은 것은 알지만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장 큰 걸림돌은 충전시간과 주행거리다. 배달 기사에게 충전을 위해 운행을 멈추는 시간은 곧 소득과 연결된다. 초기 구매비용과 배터리 성능, 충전시설 부족도 전환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배터리 교환형 전기 오토바이가 주목할 만하다. 충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교환소가 편의점이나 주유소, 공공시설 등 생활권 곳곳에 촘촘히 마련된다면 운행 중단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전기 오토바이 구매 보조금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배터리 교환소와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며, 노후 내연기관 오토바이의 교체도 지원해야 한다. 배달 플랫폼과 소상공인, 라이더가 참여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요보다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주민에게는 매연과 소음이 줄어든 골목을, 라이더에게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운행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친환경 전환이 어느 한쪽의 부담으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기후위기는 거창한 구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매일 마주하는 골목의 오토바이 한 대가 전기로 바뀌는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석유를 쓰는 이동수단'에서 '전기를 쓰는 이동수단'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때다. 빠른 배달만큼 친환경 전환도 서둘러야 한다. 다만 그 속도는 현장의 현실을 이해하고 함께할 때 지속될 수 있다.
김동 시민기자 kbosc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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