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0826024213829

[동네뉴스 - 시민기자 세상보기] 장애 인식교육을 받는 여행

2026-08-26 13:52
이준희 시민기자

이준희 시민기자

몇 달 전 어머니가 던진 한마디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불쑥 떠올라 마음을 아리게 만든다. 당시 서로의 의견 차이로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나온 "장애 아들을 키우다 보니 나마저 장애를 앓아가는 것 같다"라는 말이었다. 비록 감정이 과열된 상태에서 나온 언사였을지라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온 어머니의 고충과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지난 8월 초, 사촌 동생의 결혼식을 앞두고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버지는 당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작은아버지에게 참석 불가를 일방적으로 전했다. 큰아버지 내외를 모셔야 하는 부모님 차량의 좌석 문제인가 싶어, 부산에서 열리는 예식에 혼자 기차를 타고 내려가 참석한 뒤 해운대나 광안리를 둘러보고 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부모님과의 대치 끝에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오지 마라"라는 단호한 거절 속에 오간 언어들은 깊은 상처로 남게 됐다.


고교 졸업 후 컴퓨터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 딸의 예식에 참석했던 것이 삶의 유일한 경조사 경험이다. 그 일화를 전하며 참석 의사를 밝혔으나, 어머니는 "타인의 예식은 괜찮아도 친척의 예식은 조심스러운 법"이라 해 선을 그었다. 이는 편견에 사로잡힌 어긋난 시선이라 볼 수 있다. 느리고 불편한 몸으로도 일거리를 찾아 동분서주하는 이유는 단순한 자기계발을 넘어 부모 앞에 떳떳한 자식으로 서기 위해서다.


결국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이 가장 시급한 대상은 다름 아닌 가족과 일가친척이라 할 수 있다. 명절마다 따뜻한 대화 대신 스마트폰만 건네받아야 했던 현실, 그리고 경상도 지역 특유의 가부장적 분위기 속에서 반복된 "가만히 있어라"라는 요구는 당사자의 숨통을 조여왔다. 행동 자체가 민폐라는 강박 속에서는 마음 편히 숨 쉴 공간조차 없었다.


장애라는 존재의 무게가 오롯이 부모만의 짐으로 한정돼선 안 된다. 한 사람의 당당한 장애 시민으로서 이제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사람 냄새를 풍기며 이웃과 함께 살아가기를 희망해 본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