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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편 대법관 임명의 유혹, 삼권분립 원칙이 무너진다

2026-09-01 06:00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 체제와 권력 분점을 명시한 최상위 법이다. 국민주권의 정신 아래 삼권분립이란 정교한 장치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입법 사법 행정 어느 쪽도 절대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 대법관 임명도 마찬가지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헌법 제104조 2항의 규정은 삼권분립의 상호견제 정신을 압축하고 있다.


권력의 분할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 권력은 진영의 이익에 맞춰 법을 해석할 유혹에 빠질 수 있는 탓이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임명 논란도 그런 범주에 있다. 청와대는 특정 인물을 점지한 듯해 보인다. 여성 법관인 김민기 판사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가 아니다. 청와대는 대법관 재(再)제청을 요구했다. 헌정 사상 처음이다. 앞서 대법원은 김 판사의 경우, 남편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라 이해 상충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임명권은 존중돼야 하나 청와대의 주장이 국민동의를 얻기에는 의심쩍은 정황이 너무 많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여권 인사들로부터 '탄핵당해야 할 대법원장'이라며 공격받아왔다. 집권여당의 김민석 대표는 '조희대 씨'라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 중단과 공소취소 가능성'도 의심의 또 다른 배경이다. 이재명 정권은 종전 14명이던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고, 대통령 임기 내 무려 22명을 임명할 길을 텄다. 대법원을 대통령 친위부대로 새 단장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와대는 대법관 재제청을 떳떳이 행사하려면 이같은 의혹의 정황부터 걷어내는 것이 먼저다. 현존하는 권력에 친밀도를 높이는 대법원을 구성하고 싶은 유혹은 삼권분립의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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