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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만나는 우리동네 문화유산] 포항 달전재사(齋舍)...유교 건축 가치 빛나는 소중한 국가민속문화유산

2026-09-04 18:06

회재 이언적 선영 지켜온 400년
독특한 튼ㅁ자형 구조 원형 보존

포항 여강이씨 달전재사 항공 사진. 포항시 제공

포항 여강이씨 달전재사 항공 사진. 포항시 제공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연일읍 달전리에 위치한 포항 달전재사는 바로 지난달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고시되면서 큰 이목을 끌고 있는 장소다. 이곳은 조선 전기의 대문호이자 성리학의 거봉인 회재 이언적 선생을 비롯해 그의 부모와 형제 등 일가의 묘역을 수호하고 제사를 모시기 위해 건립된 유서 깊은 유적이다. 오랜 세월 동안 여주 이씨 문중의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이 건축물은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재사 건축의 변화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건축사적 층위에서도 매우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강이씨 달전재사 문중 묘제 모습. 포항시 제공

여강이씨 달전재사 문중 묘제 모습. 포항시 제공

◆ 17세기 불교식 소암에서 시작된 수호의 역사


달전재사의 역사는 17세기경 이언적 선생의 묘소를 영구히 수호하기 위해 10여 칸 규모의 소암을 창건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건립 초기에는 불교식 암자 형식을 빌려 승려들이 머물며 묘역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사회에서는 명문가의 묘역 인근에 암자를 짓고 승려로 하여금 산림을 보호하며 제기와 제수를 관리하게 하는 분암 형식이 널리 통용됐다. 달전재사 역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가문의 안녕과 선조의 음덕을 기리기 위한 소박한 공간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야산의 완만한 경사를 따라 아늑하게 자리 잡은 터전은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특유의 엄숙함과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


옥성루 우측면. 포항시 제공

옥성루 우측면. 포항시 제공

◆ 18세기 참제원 증가에 따른 대대적 증축 공사


시대가 흐르면서 향촌 사회 내 문중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제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됨에 따라 달전재사 역시 대대적인 변화를 겪게 됐다. 기존 10여 칸의 소암 건물이 낡고 노후화된 데다, 해마다 제사에 참석하는 참제원의 수가 늘어나면서 수용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이에 여주 이씨 문중에서는 1754년에 문중의 역량을 결집해 대규모 증축 공사를 단행했다. 이때 기존의 소암 건물에 책방과 팔작지붕 누각인 옥성루, 양익실, 고사 등을 유기적으로 더하고 대문채와 제수방을 새롭게 갖춰 총 20여 칸 규모의 웅장하고 완벽한 재사 건축으로 거듭나게 됐다. 단순한 관리 시설에서 문중 전체의 행사와 교류를 위한 전당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포항 여강이씨 달전재사 정면. 포항시 제공

포항 여강이씨 달전재사 정면. 포항시 제공

◆ 독특한 튼ㅁ자형 평면 구조와 고건축 기법의 보존


달전재사가 학계의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특유의 독창적인 건축 구조에 있다. 경상북도 북부 지역에 남아 있는 전통 재사의 전형적인 특징인 ㅁ자형 평면 구성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정침 뒤편에 누각인 옥성루를 배치하고 측면의 협문을 통해서만 출입하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이러한 구조는 일반적인 재사 건축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매우 이례적이고 창조적인 양식이다. 아울러 17세기 창건 당시의 건축 기법을 짐작하게 하는 원형주, 익공 공포 형식, 방안에 설치된 널반자 등의 고건축 수법이 훼손 없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후대에 증축된 옥성루와 책방 등의 요소는 덧대어진 흔적조차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루며 뛰어난 목조건축의 미학을 보여준다.


양익실과 고사. 포항시 제공

양익실과 고사. 포항시 제공

◆ 포항시의 보존 노력과 문중의 흔들림 없는 결속


오늘날에도 여주 이씨 문중은 해마다 달전재사를 중심으로 강력한 결속을 다지며 고유한 전통 의례를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다. 수많은 후손들이 이곳에 모여 선조의 음덕을 기리고 엄숙하게 묘제를 올리는 풍경은 전통의 가치가 현대 사회에서도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한다. 포항시는 달전재사가 지닌 묘소와 재사, 신도비 및 위토 등 조선 후기 재사의 핵심적인 구성 요소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그 역사적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보물 지정 요청 자료보고서를 문화재청에 공식 제출한 상태다. 국가민속문화유산을 넘어 보물 지정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의 소중한 유교 자산이 전 국가적으로 재인식되고 후대에 온전하게 전승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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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혁

포항의 밝은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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