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책사업에서 잇따라 기대에 못 미친 결과가 나오면서 이번 탈락이 누적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
정치적 요인만 탓하기보다 사업계획서의 완성도와 세부 지표 관리 등 대학 준비 과정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
교수회 총장 중간 평가 앞두고 리더십 흔들려
경북대 본관. 경북대 제공
경북대가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면서 대학 내부에선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주요 국책사업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사례가 이어진 데다 이번 탈락까지 겹치면서 총장 리더십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1일 9개 지역거점국립대 중 부산대·전남대·충남대를 첫해 지원 대학으로 선정했다. 경북대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내부에선 대학 차원의 준비 부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북대 A교수는 "정치적 요인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것만 강조해선 다음 기회를 준비할 수 없다"며 "사업계획서가 얼마나 충실했는지, 세부 평가 지표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를 먼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기업 및 산업계 연계 등 평가 지표에 대한 관리가 충분했는지를 짚어봐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에 기업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설명하기보다 대학이 어떤 기업을 발굴해 협력 구조를 만들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대형 국책사업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가연구소(NRL 2.0) 사업 2년 연속 탈락이다.
B교수는 "경북대 정도면 선정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른 대학들이 어떤 준비를 했는지에 대한 경쟁 분석은 충분했는지를 봐야 한다"며 "한두 개 지표가 부족했다면 다른 부분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교수 승진 기준 변경을 둘러싼 논란도 이번 탈락과 맞물려 다시 불거지는 분위기다. 경북대는 연구 경쟁력 제고 등을 이유로 교수 승진 기준 강화를 시도했다. 다만, 구성원들 반대로 아직 실행되진 않았다. 전남대가 기존 기준을 유지한 채 이번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자 이 논란은 더 증폭됐다.
C교수는 "경북대는 교수들에게 더 높은 연구 성과와 승진 기준을 요구해왔는데, 정작 대학 차원의 대형 국책사업에는 선정되지 못했다"며 "별도 승진 기준 변경 없이 선정된 전남대와 비교하면 '경북대가 알아서 교육부에 고개를 숙인 게 아니냐'라는 허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총장의 대외 활동과 국책사업 대응을 둘러싼 아쉬움도 제기됐다. 정부 부처와 국회, 관련 기관 등을 직접 만나 주요 현안을 설명하고, 지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A교수는 "대학이 당면한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총장이 직접 나서야 할 때가 있다"며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설명하고 소통하는 역할도 중요한데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가 총장 리더십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북대는 올해 말 총장 취임 2년을 맞아 중간평가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미 중간평가위원회가 구성됐다. 오는 12월 조사를 진행한 뒤 내년 1~2월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사업 탈락이 최근 국책사업 대응 성과와 함께 총장 임기 전반기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비중있게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중간평가는 교수회 의장 공약 사항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고 총장에게는 협조 의무가 없다. 다만 평가위원회까지 구성돼 평가를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총장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사업 탈락이 최근 국책사업 선정 실패와 교수 승진 기준 변경 논란 등 대학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과 맞물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C교수는 "중간평가는 총장에게 잔여 임기 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성과를 점검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결과 역시 총장 리더십과 대학 운영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목
대구경북 대학과 보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기사를 작성하는데 집중하고 한번쯤 생각날수 있는 기사를 추구합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