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염정빈 기자
한때 '건설 명가'로 불리며 전국 주택시장을 선도하던 대구 건설업계가 십수년째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그 사이 광주 건설업계는 사업영역을 전국구로 확장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 대비되고 있다. 두 지역 대표 건설사 간 시공능력평가 격차와 위상이 2012년 역전된 후 고착화하고 있다. 이는 영남일보가 최근 20년간 국토교통부 '종합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우선 올해 시공능력평가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구 건설사는 4곳인 반면, 광주는 7곳에 달한다. 67위인 태왕이앤씨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광주는 대구의 2배가 넘는 100위권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행정통합이 이뤄진 전남으로 범위를 넓히면 총 11곳에 달한다. 전국적인 위상도 추락했다. 올해 대구 건설업계의 최고 순위는 48위(HS화성)이지만, 광주는 상위권 2개사(17위 제일건설, 18위 우미건설)를 포함해 50위권에만 4개사가 포진했다.
대구·광주 건설사 간 위상(순위) 변화는 2012년 처음 역전된 후 15년째 지속되고 있다. HS화성이 58위로 밀려난 그해 광주 우미건설은 50위권에 진입한 뒤 현재 18위에 랭크됐다. 또 당시 140위였던 광주 제일건설은 올해 17위로 양 지역 최고 순위에 올랐다.
광주 건설사는 풍경채(제일건설), 우미린(우미건설), 로제비앙(대광건영), S-클래스(중흥건설) 등의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워 전국의 공영택지 개발사업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한 것이 주요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대구는 '파크드림' '서한이다음' '태왕아너스' 등의 주택 브랜드가 지역 내에서만 탄탄한 입지와 높은 신뢰도를 얻는 데 그쳤다. 역외 시장 진출에 소극적인 데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아 외형 확장에 한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광주 건설사의 역외 공사 계약 비중이 70~80%에 이르는 반면, 대구 건설사는 30%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 건설사는 지역 주택경기 사이클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대구정책연구원 전송곤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지역 내 수주활동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는 호남을 비롯해 서울 수도권으로 확장해야 박스권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정혜
경제 현장의 이야기를 쉽게 전합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