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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군수가 없는 7개월, 고령군정이 증명해야 할 것

2026-09-17 06:22
경북부 석현철 기자

경북부 석현철 기자

고령군이 예상하지 못했던 '권한대행의 시간'을 맞았다. 내년 4월 보궐선거를 거쳐 새 군수가 취임할 때까지 고령군정은 정광호 부군수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군수의 부재가 곧 행정의 부재를 의미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의 7개월은 단체장 한 사람의 리더십을 넘어 고령군 행정조직의 역량과 저력을 보여줘야 하는 시간이 됐다. 정 권한대행도 첫 메시지로 '안정'을 내세웠다.


군수가 없다고 진행 중인 사업의 속도가 늦어지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이 미뤄져서는 안 된다. 민원인이 행정기관을 찾았다가 "권한대행 체제라 결정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한다. 그렇다고 기존 사업을 무조건 이어가는 것만이 안정은 아니다. 추진해야 할 사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되 예산이나 사업성, 시급성을 다시 따져야 할 사안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권한대행은 자리를 지키는 관리자가 아니라 군정을 책임지는 자리다. 새로운 군수가 올 때까지 판단을 미루는 것 역시 잘못된 판단이 될 수 있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내년 4월 보궐선거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사회의 관심은 차기 군수 후보들에게 쏠릴 것이다. 출마 예상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지역 정치권도 선거체제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공직사회까지 선거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누가 차기 군수가 될지를 바라보며 줄을 서거나 눈치를 보는 순간 행정의 중심에서 군민은 밀려난다.


특정 후보와의 인연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행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심조차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정 권한대행이 강조한 '정치적 중립'은 단순한 선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필자는 이남철 군수의 마지막 길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영결식 날 군청 앞에 도열한 공직자들과 군민들의 표정에는 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슬픔과 함께 갑작스러운 군정 공백에 대한 걱정도 묻어 있었다.


이제 그 걱정에 답해야 할 사람들은 남아 있는 공직자들이다. 권한대행 체제의 성공 여부는 거창한 새 사업으로 평가되지 않을 것이다. 민원이 평소처럼 처리되고, 약속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며, 필요한 결정이 제때 이뤄지고, 공직자들이 흔들림 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에서 확인될 것이다.


내년 새 군수가 취임했을 때 "군수가 없는 동안에도 고령군정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것이 가장 성공적인 권한대행 체제일 것이다. 앞으로 7개월 고령군정이 증명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군수는 부재할 수 있어도 행정은 부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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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철

지역의 변화와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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