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지방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현행 지방교부세 기준에 따라 지방정부에 돌아갈 자주재원이 줄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고,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지방재정 자율성 훼손을 우려하며 국회 차원의 대응을 요청했다. 최근에는 여당인 우상호 강원도지사 등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지방재정 전반의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겠다는 취지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행 제도에 따라 지방에 돌아갈 자주재원까지 줄여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다. 특히 지금 지방재정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2023년 세수결손으로 지방교부세 8조2천억원이 미교부됐고, 2024년에도 2조2천억원이 미교부됐다. 충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세수결손에 따른 미조정분 2조9천억원이 지난해 감액조정됐고, 2024년분 미조정액 2조1천억원도 올해 감액조정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이어진 세수결손의 여파가 올해까지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는 셈이다.
지방교부세는 재정력이 약한 지자체의 기본적인 행정서비스를 유지하고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재원이다. 지역경제의 회복 기반을 다지는 데도 지방교부세의 역할은 중요하다. 지자체가 지역 사정과 우선순위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자주재원이 충분해야 지역별 여건에 맞는 사업을 적기에 추진할 수 있다. 세수가 부족할 때 지방에도 고통을 분담하게 했다면 세수가 늘어나는 시기에는 그동안 입은 재정 충격을 회복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합당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방의 자주재원을 다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일이다. 현행 법정 산식에 따른 지방 몫을 우선 보장하고, 그 뒤 남는 추가세수와 초과세수로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
더 근본적으로 이번 논란은 중앙정부의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대한 인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지역이 스스로 필요한 사업을 선택하고 결과에 책임지게 하려면 그에 걸맞은 재정권이 따라야 한다. 자주재원을 줄인 뒤 중앙정부가 기금을 통해 다시 배분하는 방식이라면 지방분권과 재정자주권의 취지가 충분히 반영됐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은 이미 지방교부세율 인상 법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런 만큼 미래대응기금 심사에서도 지방재정 확충과 재정자주권 강화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국회가 향후 심사를 통해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기 바란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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