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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인터뷰] 공봉학 포항지진 공동소송단 대표 변호사...“국가 책임 인정이 소송의 본질”

2026-09-18 09:48

서울중앙지법 국가 과실 판결 변곡점
대법원 최종 심리로 시민 억울함 풀어야

포항지진 소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공봉학 변호사. <전준혁기자>

포항지진 소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공봉학 변호사. <전준혁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지만, 경북 포항시민들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무거운 응어리가 남아 있다. 바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촉발지진과 그에 따른 기나긴 법정 공방 때문이다. 정부를 상대로 한 1심 승소 기쁨도 잠시, 결과를 뒤집은 항소심(대구고등법원) 판결로 시민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졌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두고 있다. 포항시민들을 대신해 묵묵히 법정 투쟁을 이끌고 있는 공봉학 포항지진 공동소송단 대표 변호사를 만나, 대법원 판결의 핵심 쟁점과 향후 전망, 그리고 시민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공 변호사는 "이 소송의 본질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국가의 진정성 있는 과실 인정"이라고 강조했다.


◆ "돈이 아니라 국가의 사과와 책임이 필요하다"


공 변호사가 지진 소송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국책사업의 잘못을 명확히 인정해야 한다는 굳은 신념 때문이었다. 그는 "지진 특별법을 통해 배상이 이뤄지긴 했으나,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금전의 액수보다 정부의 잘못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별법 제정 당시 국가가 과실을 인정하고 위자료 명목의 배상을 함께 진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대규모 소송전은 애초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특별법 논의 당시 국회의원과 시 관계자 등에게 국가의 잘못을 명시하고 위자료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포항시민들에게 지급한 뒤 관련 청구를 종결짓는 규정을 만들었다면, 지금처럼 온 시민이 법정에 서야 하는 소송전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정부가 과실 인정을 피하려다 보니, 시민들이 '금액을 떠나 잘잘못이라도 명확히 가려내라'며 직접 법원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고 소송의 본질을 짚었다.


◆ 서울중앙지법 에기평 책임 판결, 대법원 파기환송 '청신호'


이번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온 구상금 청구 사건 판결이다. 공 변호사는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대구고법의 원심을 파기하는 강력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7월 10일 서울중앙지법 제42민사부는 보험사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에기평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분명히 인정했다.


공 변호사는 "이 판결은 대구고법의 판단과 정반대로, 정부의 위수탁 행정사인인 에기평의 구체적 과실을 명확히 짚어냈다는 점에서 포항 1심 판결과 궤를 같이하는 정당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에기평이 수리 자극 실시 전 유발지진 관리 방안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고, 과거 스위스 바젤의 지진 발생 사례를 알고 있었음에도 원인 분석 없이 만연히 과제를 연장한 점을 구체적인 과실로 꼬집었다.


공 변호사는 "이처럼 거대한 국책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을 소홀히 다뤘다면 국가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해당 판결문이 담긴 100여 쪽 분량의 다섯 번째 상고이유보충서를 지난 9월 4일 대법원에 제출해 국가 책임의 당위성을 강력히 피력했다.


◆ 소멸시효 논란과 원고 사망 승계… "전혀 불안해할 필요 없어"


기나긴 소송 기간 탓에 소멸시효 만료나 원고 사망에 따른 자격 승계 문제를 걱정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공 변호사는 명쾌한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손해배상 청구의 절대적 소멸시효는 지진 발생일로부터 10년이 되는 2027년 11월 15일까지지만, 지진 특별법상 '손해를 안 날'로부터 5년이라는 규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정부조사단이 촉발지진을 공식 발표한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사실상 2024년 초를 기점으로 추가 소송 참여는 이미 마감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즉, 이미 소송에 참여한 시민들 외에 현재 시점에서의 추가 참여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소송단에 이름을 올린 시민들은 향후 절차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공 변호사는 "소송 기간 중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신 어르신들의 경우 일괄적인 소송 수계 절차를 밟게 된다"면서 "상속인들이 관련 서류를 사무실에 제출해 당사자 표시를 정정하거나, 사전에 확보된 계좌로 배상금을 입금하는 방식을 통해 유가족들이 쉽게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포항시민도 대한민국 국민…사법부의 현명한 판단 믿어"


시민의 억울함을 어깨에 짊어진 공 변호사는 대법원에 제출된 방대한 서면을 밤잠을 설쳐가며 홀로 작성해 왔다. 그는 "변호사로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일하고, 그 결과로 말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공 변호사는 국가와 사법부를 향해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만약 이번 소송에서 국가 책임이 끝내 부정된다면, 이는 포항시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며 "국가는 재난 현장에서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비록 막대한 배상액이 국가에 부담이 될지라도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국가의 올바른 책무이며, 대한민국의 훌륭한 대법관님들께서 이 점을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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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혁

포항의 밝은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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