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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도 못 채운 대구 공공기관…장애인 채용은 ‘단기’ 쏠림

2026-09-18 16:39

시 산하 의무대상 출자·출연기관 8곳 모두 미달
장애인 별도채용 48건 중 46건 ‘기간제·체험형 인턴’
“고용률 넘어 직무·고용유지·일자리 질 봐야”

대구의료원 전경. 영남일보 DB.

대구의료원 전경. 영남일보 DB.

대구시 산하 출자·출연기관 가운데 장애인 의무고용률 적용 대상인 8곳 모두 지난해 법정 기준(3.8%)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와 9개 구·군 가운데서는 대구시 공무원과 군위군, 지방공기업에서는 달성군시설관리공단과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가 기준에 미달했다. 일부 기관은 수년째 낮은 고용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애인 채용도 대부분 1년 이하 기간제나 체험형 인턴에 집중됐다. 공공 부문이 숫자 채우기식 일회성 고용에 치중하며 장애인 노동자의 안정적 노동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고용률뿐 아니라 고용기간과 직무, 고용유지 여부 등 '고용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자·출연기관 8곳 모두 3.8% 아래


대구시 산하 공사/공단 장애인 고용률. 대구시 제공

대구시 산하 공사/공단 장애인 고용률. 대구시 제공

17일 영남일보가 대구시를 통해 확보한 '대구시 장애인 고용률 현황'에 따르면 2025년 대구시 공무원의 장애인 고용률은 3.79%였다. 9개 구·군 중에서는 군위군이 2.94%로 기준을 밑돌았다. 지방공기업에서는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 0%, 달성군시설관리공단 2.86%였고, 대구교통공사와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각각 4.16%, 대구도시개발공사는 4.31%였다.


대구시 제출자료에 포함된 출자·출연기관 8곳은 모두 3.8%에 못 미쳤다. 대구의료원 1.55%, 대구문화예술진흥원 1.72%,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2.17%, 대구신용보증재단 2.36%, 대구테크노파크 2.42%, 엑스코 2.86%,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2.99%, 대구정책연구원 3.03%였다.


대구시 산하 공사/공단 장애인 고용률. 대구시 제공

대구시 산하 공사/공단 장애인 고용률. 대구시 제공

최근 수년간 고용률이 계속 낮아지는 기관도 있었다. 대구의료원은 2021년 2.68%에서 2022년 2.21%, 2023년 2.16%, 2024년 1.54%로 떨어진 뒤 지난해도 1.55%에 머물렀다. 엑스코는 2023년 3.28%에서 2024년 3.03%, 지난해 2.86%로 3년 연속 하락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도 통합 이후인 2023년 2.20%에서 2024년 2.12%, 지난해 1.72%로 낮아졌다.


법정 기준을 넘긴 지자체에서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북구의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은 2021년 6.06%에서 2022년 5.68%, 2023년 5.36%, 2024년 4.89%, 지난해 4.20%로 5년 연속 낮아졌다.


대구시/구·군 장애인공무원 고용률. 대구시 제공

대구시/구·군 장애인공무원 고용률. 대구시 제공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3.8%를 달성했느냐만 볼 게 아니라 전체적인 추이를 봐야 한다"며 "상시근로자는 늘어나는데 장애인 고용이 따라가지 않아 비율이 계속 떨어지는 기관은 임용권자와 기관장이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 전경. 영남일보DB.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 전경. 영남일보DB.

◆5년째 낮은 대구의료원·달성시설공단…농수산공사는 2년 연속 0%


대구의료원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한 번도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상시근로자 774명 중 장애인근로자는 11명이었다. 2021년보다 상시근로자는 139명 늘었지만 고용률은 1.13%포인트 낮아졌다.


대구의료원은 서면답변을 통해 "정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사·간호사·약사·보건직 등은 면허·자격이 필요하지만 장애인 자격 보유 인력 풀이 부족하고, 면허가 필요 없는 행정·지원직은 정원 비중이 적어 채용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예술단은 의료직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장애예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창단했으며, 단원 6명의 계약기간은 1년으로 사업 지속 여부에 따라 재계약이 가능하다"며 "향후 업무를 분석·세분화해 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2023년 말 설립된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는 출범 이후인 2024년과 2025년 장애인 고용률이 모두 0%였다. 상시근로자는 50명에서 69명으로 늘었지만 장애인근로자는 한 명도 없었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도 서면답변을 통해 "일반직과 청년인턴 채용 때 장애인에게 가점과 우대 규정을 적용했지만 지원자가 없거나 결시해 실제 채용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며 "올해 장애인을 별도로 뽑는 제한경쟁 채용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한 달짜리 인턴으로 운영한 데 대해서는 "한정된 인건비 예산과 현장 관리 여건, 사업장 안전성과 직무 적합성 검증 등을 고려한 시범 운영"이라며 "운영 결과를 토대로 근무기간 연장과 안정적인 고용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달성군시설관리공단 전경. 영남일보DB.

달성군시설관리공단 전경. 영남일보DB.

달성군시설관리공단도 5년 연속 의무고용률을 밑돌았다. 고용률은 2021년 3.53%, 2022년 3.66%, 2023년 3.43%, 2024년 2.60%, 2025년 2.86%였다. 공단 측은 현재 기준으로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은 14명이지만 정규직 장애인근로자는 11명이라고 설명했다.


공단 인사노무팀장은 "처음에는 장애인 정규직이 8~9명 수준이었는데 매년 채용해 현재 11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장애인 특별채용도 매년 한두 차례 하고 일반 채용 때 가산점도 주고 있지만 지원자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지원자가 적은 이유로 임금 수준과 대구 도심보다 불편한 교통여건 등을 들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도 통합 출범 이후 낮은 장애인 고용률이 이어졌다. 진흥원이 2022년 10월 통합 출범한 뒤 2023년 장애인 고용률은 2.20%였고, 2024년 2.12%, 2025년 1.72%로 3년 연속 의무고용률을 밑돌았다. 2025년 기준 상시근로자는 524명, 장애인근로자는 8명이었다. 현재도 장애인근로자는 8명으로 7명은 정규직, 1명은 2년 계약직이다.


진흥원 측은 전체 종사자 규모와 공연·전시 등 현장 중심의 업무 특성, 사업부서의 채용 수요 부족 등을 낮은 고용률의 이유로 들었다. 진흥원 장애인 채용 담당자는 "현원이 늘면서 필요한 장애인 고용 인원도 늘어난 면이 있다"며 "대면 업무가 많다 보니 사업 부서에서도 장애인 채용에 조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진흥원 인사팀장은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별도 공고를 낸 적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 부서에서 채용할 때 장애인 수요조사를 별도로 받고, 채용이 가능하다는 부서는 계획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부서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운영하기 때문에 장애인 채용에 좀 더 수용적이어야 같이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별도의 장애인 고용 확대 계획에 대해서는 "특별히 없다"며 기관 분리를 앞두고 일반 채용을 포함한 신규 채용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전경. 영남일보DB.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전경. 영남일보DB.

◆48건 중 46건 기간제·인턴…장기고용 경로 희미


영남일보는 2021년부터 지난 1일까지 각 기관 홈페이지와 지방공기업 채용정보가 공시되는 클린아이를 확인해 장애인 관련 채용공고를 전수분석했다.


재공고와 변경공고는 하나의 채용절차로 묶고, 통합채용 공고는 장애인에게 실제 배정된 직종을 기준으로 다시 분류한 결과 장애인 대상 채용절차는 4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6건이 기간제 또는 체험형 인턴이었고, 나머지 2건은 대구교통공사 장애인양궁단 선수 전문계약직 채용이었다. 조사 범위에서는 장애인을 별도 모집대상으로 한 무기계약직이나 일반 정규직 채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구의료원은 2021년 장애인 제한경쟁 방식으로 주차관리원을 기간제로 모집한 후 올해 6월 중증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예술단원을 계약직으로 모집했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는 지난해와 올해 일반직 공개채용을 진행했지만, 장애인을 별도 모집대상으로 한 채용공고는 올해가 처음이었다. 공사는 올해 장애인 청년 체험형 인턴 6명을 두 차례로 나눠 모집했다. 1기 3명은 6월12일부터 7월11일까지, 2기 3명은 12월1일부터 31일까지 각각 한 달간 근무하는 조건이었다.


달성군시설관리공단은 2021년부터 지난 1일까지 장애인 대상 채용공고 9건이 확인됐으며, 모두 청년·체험형 인턴이었다. 공고상 근무기간은 1~6개월이었다.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 달짜리 인턴 같은 방식은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다"며 "고용 인원만 볼 것이 아니라 얼마나 유지되느냐, 그 일자리가 얼마나 질 좋은 자리냐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률 넘어 직무·고용유지까지 봐야


전문가들은 각 기관이 단기 채용을 반복하기보다 법과 제도의 취지에 맞게 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장기간 일할 수 있는 직무와 채용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나운환 대구대 재활상담심리치료학과 명예교수는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는 임시직이나 한시직을 만들라고 만든 제도가 아니다"며 "조직에서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먼저 찾고, 거기에 맞는 자격기준과 채용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행정보조 등의 업무를 한시적 일자리로 두기보다 상시 직무·직렬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장애인에게 특정 직무만을 한정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교수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특정 직무만 맡기기보다 교육과 보조기기, 정당한 편의를 지원해 원하는 직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며 "다만 발달장애인처럼 노동시장 진입이 특히 어려운 경우에는 공공이 직접 일자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관들이 교통이나 현장업무 특성을 채용 애로사항으로 드는 데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대안을 찾는 노력이 우선이라고 봤다.


은 사무처장은 "현장업무가 어렵다면 행정 쪽에서 적합 직종을 찾는 등 현실적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조 교수도 "공연·무대 업무만 볼 게 아니라 사무직과 내근직 등 다른 직무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 성과를 단순 비율이 아닌 고용유지와 일자리의 질까지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는 제언도 공통적이었다.


은 사무처장은 "고용한다고 다 끝나는 게 아니다. 그 고용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했고, 조 교수는 "고용 인원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그 일자리가 얼마나 질 좋은 자리인지도 평가도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평가나 기관장 성과관리와 연계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 교수는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으면서 민간에 지키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기관 평가에 장애인 고용 비율을 넣는 등 실질적인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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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영남일보 권혁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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