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산하 공공기관들의 장애인 고용 실태가 충격적이다. '대구시 장애인 고용률 현황'에 따르면 장애인 의무고용률 법정 기준(3.8%)을 적용받는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 8곳 모두 지난해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료원,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엑스코 등 주요 기관들의 고용률은 1~2%대에 머물렀고,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는 출범 후 2년 연속 0%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민간 기업에 법 준수를 촉구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 부문이 스스로 법적·사회적 책무를 팽개친 꼴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채용의 '질(質)'이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각 기관이 진행한 장애인 채용 공고 48건 중 무려 46건이 1년 이하 기간제나 한 달짜리 체험형 인턴이었다. 단기 일자리를 쪼개어 제공하며 실적을 메우는 '생색내기식 행정'이 횡행하고 있었던 셈이다. 기관들의 변명은 구차하다. 의료원과 문화예술진흥원은 전문 자격 보유자 부족이나 현장 업무의 특성을 핑계로 댄다. 업무 특성 타령을 하기 전에 사무·행정직의 문호를 넓히려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 의무고용은 한시적 시혜성 일자리를 만들어 생색을 내라고 존재하는 제도가 아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의 정당한 구성원으로서 지속 가능하게 일하며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자 법적 의무다. 대구시는 산하 기관들의 장애인 고용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률과 근속 유지율, 정규직 채용 비중을 공공기관 경영평가 및 기관장 성과지표에 연계해 책임을 묻는 등 장애인 고용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법정 의무고용률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지역 민간 기업들에 장애인 채용을 당부할 염치는 없는 노릇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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