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이 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지난해 관람객은 650만7천여 명. 세계 미술전문지 아트뉴스페이퍼가 집계한 2025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순위에서 루브르박물관과 바티칸박물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대영박물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보다도 많았다. 반가사유상 두 점을 위한 '사유의 방'은 그 자체가 명소가 됐고, 우리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뮷즈'는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인기다.
경주에는 국립경주박물관, '국경박'이 있다. 지난해 관람객은 197만6천여 명으로 세계 39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국립기관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이어 3위다. 성덕대왕신종과 신라 금관, 황금 장신구 등 소장품의 무게도 만만치 않다. 신라 천년 수도의 유물을 바로 그 땅에서 만난다는 것은 국경박만의 강점이다. 지난해 APEC 정상회의와 신라 금관 특별전의 흥행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APEC 이후 경주의 매력이 국내외에 다시 알려지면서 관광객도 늘고 있다. 국경박도 금관 특별전을 10년 주기의 대표 브랜드 전시로 키우고, 신라국보관(신종관·신라황금관) 신축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신라 특별전을 연 데 이어, 현재 중국 상하이에서도 신라전을 열고 있다. 박물관 안팎의 신라 역사와 현장을 연결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국경박에는 이미 세계적인 유물과 신라 천년의 역사, 그리고 경주라는 더없이 좋은 무대가 있다. 국중박이 한국 박물관의 가능성을 세계에 보여줬다면, 그다음 장면은 경주라고 확신한다. '국경박을 보기 위해 경주에 간다'는 말이 자연스러워지는 날, 천년 신라는 다시 세계와 만날 것이다.
박종문
청류(淸流)와 탁류(濁流) 사이, 시대정신을 고민합니다. Navigating between the clear and the turbid, reflecting on the Zeitgeist.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