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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평가 따로, 예산편성 따로…대구 지방보조사업 33건 관리기준과 불일치

2026-10-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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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매우미흡’에도 예산 증액·유지
33건 예산 총액 오히려 2억여원 늘어
폐지 대상 3건도 예산 지원 지속

지방보조사업 성과평가와 행정안전부 관리기준이 다르게 편성된 33개 사업의 연도별 예산 규모. 출처: 대구시 및 9개 구·군 지방보조사업 운용평가 자료와 2023~2026년 본예산 세출예산사업명세서, 이미지=챗GPT

지방보조사업 성과평가와 행정안전부 관리기준이 다르게 편성된 33개 사업의 연도별 예산 규모. 출처: 대구시 및 9개 구·군 지방보조사업 운용평가 자료와 2023~2026년 본예산 세출예산사업명세서, 이미지=챗GPT

대구시와 9개 구·군에서 지방보조사업 성과평가 결과를 예산에 반영하도록 한 행정안전부 기준과 다르게 예산을 편성한 사례가 33건 확인됐다. 성과평가에서 '매우미흡'을 받고도 예산이 늘거나 유지된 사업은 물론, 폐지 대상으로 평가됐는데도 2026년까지 예산이 편성된 사업도 있었다.


평가등급 배분에서도 대구시와 남구는 행안부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대구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저성과 사업 예산이 증액된 경우에는 구체적인 증액 사유를 공개된 회의록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


18일 영남일보가 대구시와 9개 구·군의 지방보조사업 운용평가 자료와 2023~2026년 본예산 세출예산사업명세서를 대조 분석한 결과, 행안부의 예산 반영 기준과 다르게 편성된 사례는 총 33건이었다. 성과평가에서 '미흡'을 받고도 다음 본예산이 증가한 사업이 19건, '매우미흡'을 받고도 예산이 유지되거나 증가한 사업이 11건이었다. 유지필요성평가에서 '매우미흡'을 받고도 예산이 계속 편성된 사례도 3건이었다.


행안부 예규 '지방보조금 관리기준' 제28조 제3항과 별표 6은 평가 결과를 매우우수 10%, 우수 20%, 보통 55%, 미흡 10%, 매우미흡 5% 등 5개 등급으로 의무 배분하도록 정한다. 다만 미흡과 매우미흡 비율은 더 높일 수 있다. 같은 기준 제28조 제4항은 성과평가 '미흡' 사업은 예산을 증액할 수 없고, '매우미흡'은 삭감하거나 지원을 중단하도록 규정한다.


◆'매우미흡'에도 예산 증액·동결…33건 예산 총액 2억여원 증가


평가 결과와 행안부 관리기준이 다르게 편성된 것으로 분석된 33건은 2023·2024회계연도 평가 결과가 각각 2025·2026년 본예산에 반영된 사례다.


2023회계연도 평가 결과가 반영된 2025년 본예산에서는 19건이 확인됐다. 이들 사업은 2024년 18억7천781만원에서 2025년 18억9천329만원으로 1천548만원 늘었다.


2024회계연도 평가 결과가 반영된 2026년 본예산에서는 14건이 확인됐다. 이들 사업은 2025년 10억9천431만원에서 2026년 12억8천686만6천원으로 1억9천255만6천원 증가했다.


두 해를 합치면 33개 사업의 본예산은 29억7천212만원에서 31억8천15만6천원으로 2억803만6천원 늘었다. 관리기준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금액으로 산정 가능한 부분만 따지면 2025년 반영분 최소 7억8천700만원, 2026년 반영분 최소 2억255만1천원 등 모두 9억8천955만1천원이 기준보다 더 편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성과평가 '매우미흡' 사업은 구체적인 삭감 폭이 정해져 있지 않아 계산에서 제외했다.


대구시 '소공인 제품·기술 경쟁력 향상 지원사업'은 2023회계연도 성과평가에서 '매우미흡'을 받았지만 예산은 2024년 1억6천만원에서 2025년 1억7천만원으로 늘었고, 2026년에도 같은 금액이 편성됐다. '대구불로화훼단지 활성화 사업'도 매우미흡 평가 이후 2024·2025년 각각 3천만원이 편성됐으며, 2026년에는 5천만원으로 증가했다.


김규리 대구시 기획조정실 재정관리팀장은 "평가 결과와 예산편성에 차이가 발생한 23개 사업 중 15개는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됐고, 나머지 8개는 사업 추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해 예외를 적용했다"며 "소공인 제품·기술 경쟁력 향상 지원사업은 지역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불로화훼단지 활성화 사업은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미흡' 평가 뒤 예산이 늘어난 사례도 있었다. 달서구 '생활체육참여확산 사업'은 미흡 평가 뒤 예산이 2025년 2천800만원에서 2026년 3천300만원으로 증가했다. 김태형 달서구 체육청소년과 체육진흥팀장은 "미흡 평가 사업은 예산을 증액하면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제1회 전국 청소년 족구대회의 성과가 좋았고 제2회 대회 유치를 위한 지원 요청이 있어 500만원을 추가 편성했다"며 "다른 지자체와의 유치 경쟁에서 탈락해 올해 추경에서 증액분을 전액 삭감했다"고 말했다.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된 사업은 구체적인 사유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계수조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데다 공개된 예산심의 회의록에서도 증액 근거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주범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계수조정 과정에서 원활한 협의와 조율을 위해 비공개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구시가 공식적으로 내린 평가 결과를 시의회가 예산심의 과정에서 뒤집는다면 오히려 평가의 공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예결위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사업은 충분히 논의할 수 있지만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사업은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어떤 사업은 예산을 살리고 다른 사업은 삭감하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열린 대구 동구의 연꽃마을축제 모습. 이 축제는 2024회계연도 유지필요성평가에서 매우미흡을 받았지만 2025년 1천만원에 이어 2026년에는 1천500만원으로 예산이 늘었다. <대구 동구청 제공>

지난 7월 열린 대구 동구의 연꽃마을축제 모습. 이 축제는 2024회계연도 유지필요성평가에서 '매우미흡'을 받았지만 2025년 1천만원에 이어 2026년에는 1천500만원으로 예산이 늘었다. <대구 동구청 제공>

◆폐지 대상 '매우미흡' 사업도 2026년까지 예산 편성


행안부 '지방보조금 관리기준' 제28조 제5항은 3년마다 실시하는 유지필요성평가에서 '미흡'과 '매우미흡'을 받은 사업을 폐지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미흡'은 지방보조금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폐지하지 않을 수 있지만 '매우미흡'에는 예외 규정이 없다.


대구시 '나라사랑함양 사업지원'은 2023회계연도 유지필요성평가에서 '매우미흡'을 받았다. 그러나 예산은 2024년 3억200만원에서 2025년 3억100만원으로 소폭 줄어든 뒤 2026년에도 같은 금액이 편성됐다. 대구시는 서면으로 해당 사업이 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증액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동구 '안심창조밸리 연꽃마을 축제'도 2024회계연도 유지필요성평가에서 '매우미흡'을 받았지만 2025년 1천만원에 이어 2026년에는 1천500만원으로 늘었다.


동구 문화관광과 관광정책팀은 서면과 유선으로 "사업 추진의 체계성과 전문성 등 운영상 미흡한 부분과 별개로 지역 관광자원 홍보와 지역공동체 활성화 측면에서 지속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프리마켓 운영 다양화 등 개선을 거쳐 2025년 지방보조사업 평가에서는 매우우수 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안부 기준을 구속력 있는 규정으로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을 폐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손수혁 행정안전부 재정협력과 주무관은 "지방보조금 관리기준은 법령의 위임을 받아 만든 행정규칙으로,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구속력이 있는 규정"이라며 "유지필요성평가에서 '매우미흡'을 받은 사업은 원칙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업을 폐지하지 않았다면 자체감사나 상급기관 감사에서 지적될 수 있다"며 "지자체 문의에도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우수 이상' 절반…행안부 등급 배분 기준 벗어나


평가등급 배분에서도 일부 지자체는 행안부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2023회계연도 성과평가 대상 1천91건 가운데 매우우수 253건(23.2%), 우수 336건(30.8%)으로 우수 이상이 54.0%였다. 2024회계연도에도 844건 가운데 매우우수 204건(24.2%), 우수 215건(25.5%)으로 우수 이상이 49.6%였다. 모두 행안부의 우수 이상 배분 기준인 30%를 크게 웃돌았다.


대구시는 행안부가 '미흡'과 '매우미흡' 등 하위 등급의 배분 비율과 사후 조치를 중점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리 팀장은 "평가 대상 사업이 1천개에 달하다 보니 시간적 제약 등으로 전체 등급별 배분 기준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올해부터는 외부위원 85명을 선정해 평가하는 등 방식을 개선하고, 등급별 비율도 기준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남구도 2023·2024회계연도 평가에서 우수 이상 비율이 각각 60%였다. 이연희 남구 기획조정실 예산팀장은 "성과가 떨어지는 사업을 가려내는 데 집중하다 보니 미흡과 매우미흡 등급 위주로 관리했다"며 "우수 이상 등급의 비율까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것이 맞다. 앞으로는 기준을 최대한 맞추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저성과 사업 사후관리 강화하고 증액 사유 공개해야"


전문가들은 낮은 평가등급에도 사업 예산을 유지하거나 증액할 경우 개선계획과 사후점검을 강화하고, 예산심의 과정에서 그 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환범 영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 현안이나 주민 요구가 반영된 핵심 사업이라면 예산 유지를 검토할 수 있지만, 반드시 시정·개선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며 "심의위원회뿐 아니라 담당 부서에서도 지적사항을 사후점검하고, 개선되지 않는 사업은 예산 삭감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계속 지원하려면 구체적인 개선계획을 제출받는 등의 절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사업 개선을 위한 예산 증액이라면 문제라고 보기 어렵지만, 별다른 개선 없이 예산만 늘리거나 사업을 지속한다면 문제가 있다"며 "공개적인 심의 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은 사업을 비공개 계수조정에서 증액하거나 감액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한 증액 사유가 있다면 이를 논의하고 기록에 남겨 시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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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영남일보 권혁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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