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금에 어떻게 '합법 금'과 '불법 금'이 있을 수 있을까? 금의 채굴과정이 합법적이냐, 불법적이냐에 따라 그렇게 나눌 수 있다. 범죄조직, 마약 카르텔, 아동에 의해 채굴된 금은 불법 금이다. 문제는 불법 금과 합법 금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범죄자, 갱단, 아동노동 착취자로부터 나온 금이 버젓이 시장에 유통될 뿐만 아니라 정부나 기관은 이런 금으로 이익을 챙긴다는 사실이다.
런던귀금속시장협회(LBMA)가 불법 금을 감시하는 국제 무역협회다. 스스로를 '귀금속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라고 칭하는 이 협회는 불법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일을 한다. 만약 광부가 금을 캐서 정련소에 판매하면 정련소는 이를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여 금괴를 만든다. 이 협회는 67개 정련소를 인증하였고 거기서 정련한 금괴만이 금시장에서 신용을 얻는다. 이들 정련소는 꼭 금 채굴과정에 범죄, 아동학대, 환경파괴, 금융제재가 없었음을 확인하고 금광석을 사야 한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협회는 서류 수집기관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협회는 합법적 채굴 여부를 정련소가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토록 요구한다. 정련소는 채굴업자와 유착되는 경우가 있다. 20년 전 금값이 온스당 600 달러였을 때는 아마존의 깊은 숲이나 마다가스카르의 논을 파헤치지 않았다. 한때 금값이 5천 달러를 넘자 이런 곳에서까지 불법채굴을 한다. 예컨대 마다가스카르의 마다골드에선 아이들이 하수관의 물을 마셔가며 하수 웅덩이 속에서 사금을 채취한다. 여성들은 악어가 득실거리는 물에서 일을 해 왔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정련소나 협회가 묵과·방조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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