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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캣 값 4년새 70% 폭락…“농사 지을수록 빚만 늘어”

2026-10-2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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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진 경북포도연합회장이 농장 바닥에 버려진 캠벨 포도를 살피며 한숨을 짓고 있다. 이하수 기자

김완진 경북포도연합회장이 농장 바닥에 버려진 캠벨 포도를 살피며 한숨을 짓고 있다. 이하수 기자

"인건비에 농약값·박스값 그리고 다른 농자재 비용을 제하고 나면 생활비도 못 건집니다. 농협 빚과 농약상에 외상은 쌓여가고…. 샤인 4천 평을 하는데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수확을 해서 내봐야 알겠지만 시장가격을 봐서는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 같네요. 어떻게 해야 이 굴레에서 벗어날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에서 제빵업에 종사하던 이상일씨(48)는 2022년에 경북 상주시 모동면으로 귀농했다. 모동면에서 샤인머스켓 농사를 하는 처남의 일을 휴가를 이용해 거들면서 '농사일도 할 만하고 샤인머스켓의 가격이 그 정도면 아이들과 다섯 식구가 충분히 생활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린이집 교사를 하던 부인과 아이 셋을 데리고 귀농했다. 모아둔 돈에 대출금을 보태서 농지를 구입하고 농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샤인머스켓의 가격이 계속 하락, 농사를 지을수록 빚이 늘어났다.


농사는 잘됐는데…. 귀농인 이상일씨가 가격 하락으로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샤인머스켓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보고 있다. 이하수 기자

농사는 잘됐는데…. 귀농인 이상일씨가 가격 하락으로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샤인머스켓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보고 있다. 이하수 기자

이씨는 "큰 아이는 이제 고3이 되고 둘째는 고1, 막내는 중학생인데 그동안 빚과 외상값이 2억원을 넘었다"며 "자살한 천안 포도 재배 농민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포도가격 하락으로 경북 지역 포도 재배 농가들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수확철을 맞은 포도의 가격은 도매시장에서 예년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 특히 한동안 호황을 누리던 샤인머스켓의 평균 가격은 생산비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인머스켓의 연평균 도매가격(가락시장 기준)은 1㎏에 2022년 1만2천364원에서 2025년 6천737원으로 45.5% 떨어졌으며 지난 8월말에는 4천여원으로 하락했다. 요즘에는 수확기를 맞아 출하량이 늘면서 2㎏ 한 상자에 3천~6천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포도 재배 농가들은 샤인머스켓의 가격이 이렇게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것은 과잉생산과 소비자 신뢰도 하락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샤인머스켓이 처음 나올 때 가격이 높게 형성되자 짧은 기간에 재배 면적이 크게 늘었다.


많은 농가들이 캠벨 포도재배지를 샤인머스켓으로 바꾸고 다른 작물 농가들도 여기에 뛰어들었다. 이 때문에 경북의 포도재배 면적(7천628㏊) 중 샤인머스켓이 61%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전국 샤인머스켓 면적의 77%에 해당한다. 면적이 급증한 데다 나무가 자람에 따라 단위 생산량도 크게 늘어 과잉생산이 된 것이다.


이에 비해 캠벨포도는 어느 정도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나 실상은 샤인머스켓과 크게 다르지 않다. 3년째 이어진 고온 피해 때문이다. 포도 성숙기의 야간고온 현상으로 착색이 되지 않아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저품질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김완진 경북 포도연합회장은 "경북 지역의 캠벨포도 총 생산량 중 착색불량으로 시장에 내지 못하고 버리는 것이 30%, 출하는 하지만 3㎏ 한 상자에 1만원도 못 받는 하품이 30~40%, 정품은 고작 10~20%"라고 했다. 이어 "이런 현상이 3년간 계속돼 포도 재배 농가 절반은 영농자금대출도, 농자재 신용구매도 막혀 내년 농사를 어떻게 이어갈지 막막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농촌 현실에 맞지 않는 외국인계절노동자 제도도 포도 재배 농민들을 곤경에 빠지게 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포도농장에서는 꽃정리와 알솎기·봉지씌우기 등이 집중되는 5~6월에만 외국인노동자가 필요하나 출입국관리법 등은 이들의 고용기간을 최소 5개월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이 없는 기간에도 월 160여만원을 지급해야 되기 때문에 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회장은 "위기에 처한 포도 재배 농민들을 구제하고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서는 최저생산비 보장제, 계절근로자 제도 유연화, 부채상환 유예 및 저리 대환 등의 대책 마련, 농민 스스로 저품질과(果) 출하자제, 자조금 수급조정 참여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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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수

상주에 상주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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