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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특집] 대구시·경북도 간호사회 “간호사 없인 통합돌봄 빈껍데기…제도 분절로 사각지대 확대”

2026-10-2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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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덕(왼쪽) 대구시간호사회와 김영실 경상북도간호사회장이 통합돌봄 관련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효설기자

서부덕(왼쪽) 대구시간호사회와 김영실 경상북도간호사회장이 통합돌봄 관련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효설기자

정부가 살던 곳에서 돌봄과 의료 서비스를 함께 누리게 하겠다는 취지로 '돌봄통합지원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 현장에서는 정책의 표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핵심 버팀목이어야 할 의료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재정과 제도의 분절성 탓에 사각지대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서부덕 대구시간호사회장과 김영실 경상북도간호사회장은 공동 인터뷰에서 "정부가 필수적인 현장 여건과 세부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닻부터 올렸다"며 "이대로라면 통합돌봄은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지 못하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장 시급한 구조적 모순으로는 '제도의 분절성'이 지목됐다. 현재 재가 방문간호 서비스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에 한해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그마저도 재정 문제를 이유로 도입 초기보다 등급 판정 기준이 대폭 까다로워졌다. 결국 돌봄과 재가의료가 절실하지만 등급을 받지 못한 다수의 '등급 외' 취약계층 어르신들은 제도 밖으로 밀려나 방치되고 있다. 건강보험 체계 내에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방문돌봄 수가'가 전무한 탓이다.


김영실 경북간호사회장은 "어르신들이 낯선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집에서 존엄하게 삶을 마감하는 '재택 호스피스'까지 나아가려면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으로 쪼개진 재원의 벽부터 허물어야 한다"며 "통합돌봄의 핵심이 의료인 만큼, 등급 판정 여부와 상관없이 필요한 의료 처치가 제때 닿도록 수가 체계를 서둘러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등 비수도권 농어촌의 의료 붕괴 현실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방문진료가 절실한 환자는 넘쳐나지만 왕진 나갈 의사가 없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고 병원을 찾아 헤맨다. 여기에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로 이어지는 공공의료 전달체계마저 무너지고 있다. 공중보건의 배치가 끊긴 보건지소에 진료소장(간호사)이 순회 진료를 나가면서, 정작 농어촌 최일선 보루인 보건진료소가 비어버리는 '연쇄 의료 공백'이 빚어지고 있다.


김 회장은 "지방 근무 의사를 구하려 수억 원대 연봉과 조건을 내걸면서도, 최전선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간호사들에게는 인센티브는커녕 기본 월급 외엔 열악한 처우만 강요된다"며 "일본이나 덴마크처럼 현장 의료 인력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농어촌 돌봄의료는 유지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르신 여가 문화 지원은 늘지만 정작 10년 뒤 닥칠 의료 절벽에 대해 국가는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대도시인 대구 역시 속앓이를 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 주도 정책이지만 정작 정착 예산은 지자체 몫으로 떠넘겨져 재정이 열악한 지방정부는 역부족을 호소한다. 주도권이 보건의료가 아닌 사회복지에 쏠려 있는 점도 중대한 문제다.


서부덕 대구간호사회장은 "통합돌봄의 본질은 기존 복지에 '의료'를 결합하는 것인데, 정작 현장 주도권은 사회복지가 쥐고 있다"며 "환자 상태를 면밀히 사정(Assessment)해 집에서 치료할지 시설로 연계할지 판단하는 전문 역량은 명백히 의료인인 간호사의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두 회장은 위기 돌파구로 '유휴 간호 인력의 재교육 및 현장 투입'을 제시했다. 서 회장은 "전국 면허 간호사는 56만 명, 간호학생은 12만 명이 넘지만 현장을 떠나 쉬는 인력이 절반에 달한다"며 "장롱면허로 묶인 풍부한 인력을 재교육해 통합돌봄 코디네이터로 현장에 재생산해낸다면, 만성적인 의료 인력난을 빠르게 해소하고 성공적인 돌봄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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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설

의료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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