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금·업체 미지급금 6억5천만원 안팎 여전
여준기 회장, 차기 회장 선거 출마자에 5천만원씩 분담 제안
자금난에도 이사진 38명 해외연수 추진…자구 노력 안 보여
경주시도 예산 집행 방식 변경 외 해법 못 찾아
경주시체육회 전경. 영남일보 DB
경주시체육회의 자금난이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는 체육회 계좌를 거치지 않는 방식으로 체육대회를 치르고 있지만, 체육회 자체의 채무 해결은 진전이 없다. 기부금 모금 등 자구책도 추진되지 못한 가운데 차기 회장 선거 출마 예정자들에게 돈을 걷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2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27일 통화에서 오는 12월 23일 회장 선거에 나설 인사들이 1인당 5천만원씩 부담하는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자신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 회장은 올해 경주벚꽃마라톤 참여업체들의 미지급금은 대회 주최자인 경주시가 해결하고, 나머지 채무는 출마 예정자들이 공동 부담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사회 의결이나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는 개인적 제안이다. 선거 출마와 금전 부담을 연계하는 방식의 적법성도 확인해야 한다.
체육회가 해결해야 할 금액은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의 손해배상금과 관련 비용 약 4억5천만원, 벚꽃마라톤 업체 10여 곳의 미지급금 약 2억원 등 6억5천만원 안팎이다. 현재까지 채무 변제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계좌 압류로 각종 사업비 집행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문제는 체육회 스스로 마련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8월부터 기부금 캠페인과 이사회 재원 활용이 거론됐으나 실제 채무를 줄인 성과는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사진의 해외연수는 추진되고 있다. 체육회 등에 따르면 이사 약 55명 중 38명이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자체 일본 오키나와 워크숍에 참가할 예정이다. 체육회 사무국장은 참석, 체육회장은 불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준기 회장은 "매년 진행하는 행사로 시 보조금이 아니라 이사회 회비와 개인 부담금으로 경비를 충당해 체육회 재정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경주시도 당장의 체육행사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경북도민생활체육대축전 참가비는 19개 종목단체에 개별 지원했다. 11월 7일 시민체육대회 역시 읍면동에 예산을 배정하고 육상연맹을 통해 경기 운영비를 집행할 계획이다.
박준호 경주시 체육진흥과장은 "체육회 계좌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압류로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며 "별도 집행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체육회의 민사상 채무를 지방비로 갚는 것도 법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1일 경주시장에게 공문을 보내 사업 정상화를 위한 협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채무 해결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여준기 회장은 "11월 17일까지 법원에 재산명시를 해야 한다"며 추가 압류 가능성도 우려했다.
장성재
동부지역본부 소속입니다. 경주의 현장을 기록하고 지역의 변화를 전합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