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언휘종합내과의원 박언휘 원장은 건강한 노화를 연구하며 '20세 젊음을 120세까지'라는 슬로건으로 한국노화방지연구소를 설립했다. 박 원장이 자신의 병원에서 잠든 뇌를 깨우기 위한 간단한 수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부지런히 진료해야 더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돈을 버는 이유도, 잠을 줄이는 이유도 결국 사람 때문이지요."
평일 야간 진료는 물론 주말과 공휴일에도 병원 문을 활짝 열어둔 채 쉼 없이 달리는 이가 있다. 대구 박언휘종합내과의 박언휘 원장이다. 한 달 휴진일은 고작 이틀, 남들이 잠든 시간에도 환자 연구와 의학 공부에 매진하는 그는 의료계에서 '실력과 봉사정신을 함께 갖춘 기부형 의사'로 통한다. 30여 년간 장애인과 결핵 환자, 소외계층 1만 5천여 명을 무료 진료하고 매년 독감 백신 기부와 장학사업을 이어오며 '한국의 슈바이처'라는 별칭도 얻었다. 그런 박 원장이 최근 더욱 깊이 몰두하고 있는 화두는 바로 '인간의 노화'와 '뇌 건강'이다.
한국노화방지연구소 이사장이자 시인, 수필가로도 활동 중인 그는 의학적 연구와 오랜 임상 경험을 집약해 그동안 '청춘과 치매', '저속 노화의 비법'을 비롯한 노화 관련 전문 서적 5권을 집필했다. 박 원장이 노화라는 주제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22년간 진료실 현장에서 목격한 생로병사의 냉혹한 섭리 때문이었다. 그는 "개원 후 22년 동안 수많은 환자가 병마와 싸우다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90년을 산 어르신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젊은 날의 미인도, 미남도 온데간데없다. 세월 앞에서는 나 자신을 포함해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뼈아픈 진리를 절감했다"고 털어놓았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황혼의 길목에서, 환자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과 건강을 잃지 않도록 노화의 실체를 명확히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원장은 현대인을 위협하는 3대 질환인 암과 폐렴, 뇌졸중 역시 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라고 경고한다. 특히 그는 "암은 근본적으로 오랜 세월 변성되고 노화된 세포에서 비롯된다"며 세포의 노화를 방어하는 생활 습관과 예방 관리가 현대 의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노화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인 '치매'에 대해서도 명쾌한 뇌과학적 혜안을 제시했다. 박 원장은 뇌의 퇴행을 막고 신경망을 탄탄히 다지려면 어려서부터 뇌를 끊임없이 자극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어릴 때부터 깊이 있는 독서와 공부를 하고, 문학과 예술을 가까이 접하면 뇌세포 사이의 연결고리인 시냅스가 폭넓게 확장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축된 풍부한 시냅스는 훗날 뇌세포가 손상되더라도 치매 증상이 쉽게 발현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든든한 방어벽이 된다.
잠든 뇌를 깨우기 위한 일상의 수칙도 단호하다. 박 원장은 "뇌를 깨우는 가장 정직한 방법은 늘 책을 읽고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이며, 몸과 마음에 독이 되는 나쁜 생각과 나쁜 습관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울릉도에서 태어나 의료 사각지대의 아픔을 보며 의사의 꿈을 키웠던 어린 소녀는, 이제 환자의 신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과 노화의 고통까지 보듬는 큰 의사로 우뚝 섰다.
박 원장은 "어머니께서 남기신 '세상의 어머니로 살라'는 유언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며 "의학 기술의 발전과 올바른 뇌 건강 관리법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어르신이 120세까지 맑은 정신과 청춘의 활력을 지켜갈 수 있도록 남은 생을 바쳐 돕겠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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