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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 李대통령에게서 왜 尹이 보일까

2026-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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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떠오른 당정관계
직접 소통의 일방통행
가족논란에 선 긋는 靑
자리뒤바뀐 여야의 역설
계엄안하면 위안인 현실

정재훈 서울취재팀장

정재훈 서울취재팀장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출신 국민의힘 의원 및 보좌진들과 깊이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주제는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었다.


당정 갈등을 겪은 후 전당대회에 작용했던 대통령의 의중, 새로운 대표가 왔지만 당내 갈등은 여전하다는 것, 당의 여론보다 대통령의 뜻이 중요하다는 내용 등 다양한 대화가 이어졌다.


지금의 대통령을 이야기하는데 대화가 길어질수록 지난 정부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더욱이 그 오답을 직접 써봤던 이들의 말이라 무게가 달랐다.


사실 당정 갈등뿐만 아니라 많은 지점에서 두 대통령이 닮았다. 윤 정부 때 국민의힘을 지배한 말은 '윤심'이었다. 당내 경선에서 후보들이 당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보다는 대통령이 누구를 원하는지가 중요했다.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의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당정 관계(수직·수평)가 항상 논란거리가 됐다. 과연 이런 비판에서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대화 중 대통령들은 열심히 일하는데도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을 억울해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나왔다. 현 정부에서는 사실인지는 확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는 자평과 국민의 평가가 어긋나는 상황 자체는 낯설지 않다.


직접 소통을 내세운다는 점에서도 두 대통령이 겹쳐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도어스테핑'이 있었다면,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엑스(X)'가 있다. 형식이나 횟수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이 직접 말한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소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알고리즘으로 비슷한 의견만 보여주고 지지자들의 호응이 여론 전체처럼 보이기 쉬운 X는 경계해야 할 공간이다. 제한적이었던 도어스테핑이나, X 모두 하고 싶은 말은 쉽게 전하면서도 듣기 싫은 말은 멀리할 수 있다.


언론 대응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수시로 X로 기사에 대한 정정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개별 기사와 언론사를 직접 겨냥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전임 정부에서 비판 기사를 쓴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막던 장면에 가깝다.


가족과 골프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의혹이 제기됐을 때 충분히 설명하는지, 사적인 일이라는 이유로 선부터 긋는지에 따라 국민이 받아들이는 인상은 달라진다. 더욱이 최근 청와대의 "의혹제기를 받아쓰기하지 말라"는 언론을 향한 경고는 무척 실망스럽다.


이렇다 보니 여야의 달라진 처지도 눈에 들어온다. 국민의힘은 10여년간 늘 대표를 빠르게 갈아치우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했다. '비상'이 일상이 됐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런데 장동혁 대표는 국민의힘 출범 이후 최장수 선출직 대표가 되며 임기를 채울 모양새다.


당 안팎의 비판과 사퇴 요구를 받았던 만큼 장 대표의 노선을 모두 좋게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대표부터 교체하던 국민의힘은 분명 달라졌다. 상승세를 보이는 지지율의 움직임에도 이런 변화가 반영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민주당의 대응은 그래서 더 아쉽다. 전임 지도부 시절 당정 갈등을 겪었다면, 새 지도부의 역할은 대통령에게 보조를 맞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당이 왜 다른 생각을 했는지 살피고, 필요한 의견은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한다. 야당 시절 비판했던 수직적 당정 관계가 집권 뒤에는 원팀이라는 말로 정당화돼서는 곤란하다.


다만 이런 대화의 마무리는 늘 같다. "그래도 계엄은 안 하겠지" 그 말이 위안이 돼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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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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