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경영 성공 일군 유황업계 '대부'
'소품종·다각화'위해 끊임없이 혁신…세광화학 등 4개기업 나날이 성장
지난해 3000만달러 매출 달성…대구 오페라단 후원 등 고향발전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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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황업계의 '대부'로 알려진 유윤철 세광화학공업(주) 회장(58). 고령 출신인 유 회장은 소품종·다각화·고급화를 통해 성공한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기업가로 통한다.
유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는 세광화학공업·만장산업(주)·건수산업(주)·엠제이 커스텀(주) 등 총 4개사. 이들 4사의 생산품목은 모두 다르다.
수출을 위주로 하는 세광화학공업은 타이어 및 고무공업·세제·화공약품·과수원예·축산 등 다양한 산업 부문에 분말유황을 공급하고 있다. 만장산업은 고무배합유·잉크 배합유, 건수산업은 오일벌크를 주로 취급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겨냥해서는 엠제이 커스텀(브랜드 '파라수코')이 수입 청바지 전문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유 회장이 이렇게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게 된 데는 1987년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중소기업경영자협회가 공동 주관한 프랑스 파리 에섹 경영대학원에 연수를 다녀온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지금은 사업품목의 라이프 타임이 3년이지만 앞으로 사업다각화와 스피드 경영으로 2∼1년 내지 6∼3개월로 짧아지기 때문에 다른 품목의 업종을 2∼3가지 선택해 단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겁니다. 모기업이 흑자가 나면 새로운 사업에 꾸준히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였죠. 그때 뭔가가 섬광처럼 스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런 계기로 88년 설립하게 된 만장산업은 지금 최고 효자 기업으로 성장했다.
만장산업은 Gas-Oil 및 Fuil-Oil 등의 시장잠재력이 큰 일본시장에 먼저 진출해 중국∼동남아를 잇는 아시아 벨트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석유화학분야가 사양길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미래를 보고 과감히 회사를 설립한 유 회장의 뚝심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88년은 서울올림픽 개최 열기로 온 나라가 레포츠와 숙박, 관광 등 서비스산업에 열중하고 있을 때였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사업만이 제가 갈 길이라는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가 석유화학 분야에 매력을 느낀 건 세광화학공업을 설립하고 나서부터다.
"처음에는 신규투자 사업이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실제로 2∼4년 후에 흑자가 발생했다"는 유 회장은 "경기불황과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매출 신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도 미래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대구 섬유 산업이 침체된 원인을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섬유산업에만 매달린 게 문제를 키웠다고 봐요. 섬유 산업이 호황일 때 다른 품목을 선정해 투자를 했어야 한다는 거죠. 섬유는 섬유대로 세계 패션 시장에서 꾸준한 벤처마케팅과 시장개척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동시에 IT나 다른 업종, 다시 말해 하이테크 산업을 받아들이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유 회장은 '신용과 정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이는 그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하지만 평소 생활신조를 '신용과 정직'으로 삼고 있는 데서 연유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신용을 주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CEO다. 사업장별로 소수인력인 만큼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바깥으로는 많은 바이어와 일을 진행해 오면서 신뢰라는 단어를 소홀히 한 적이 없다.
유 회장이 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지켜온 철칙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거래처와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 신뢰가 무너지면 리더십과 인간관계 능력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원가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바이어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적자를 보면서도 계속 납품을 한 경우도 있어요. 믿고 맡긴 상대에게 실망감을 줄 수는 없잖아요. 결국엔 상대편에서 신뢰를 갖고 그걸 기반으로 바이어들에게 소문이 나 사업도 번창하게 되더군요."
유 회장은 이 같은 신용을 바탕으로 IMF 외환위기 이후 적극적으로 수출을 확대해 가면서 2001년 팬택 다음으로 높은 수출신장률(560%)을 기록,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만장산업이 1년간 무려 560%의 놀라운 수출신장률을 기록했을 때입니다. 상을 받는 기쁨도 컸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1천800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여 당시 어려웠던 국내 외환 정책에 일조했다는 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행운은 계속 이어졌다. 수출성장이 이어지면서 유 회장은 2002년 '100만불', 2003년 '400만불', 2004년 '1천만불' 등 4회에 걸쳐 수출탑을 수상한 것.
이런 유 회장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세광화학공업을 세워 승승장구하기까지 70년초 카펫 판매와 인테리어 사업을 했던 그는 70년대 후반 오일파동에 의한 불황으로 도산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그의 나이 30대 초반이었다.
"1년 매출액의 절반이 부도 처리된 것 같아요. 살림은 오그라들고 정말 힘들었지요. 집을 팔아 빚을 정리하고 전셋방을 전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는 "당시 집주인이 자녀가 세 명 딸렸다며 방을 내주지 않아 집 없는 서러움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가게문을 닫고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유 회장은 지인의 도움으로 81년 11월 서울 광화문에 세광화학공업을 설립한다. 종교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유 회장은 세광화학공업을 창업하는 날 목사님을 모시고 예배를 드린 이후 지금까지 24년 동안 매월 첫째 근무일에 전 사업장에서 예배드리는 일을 빼먹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중소기업경영자협회장까지 맡게 되면서 더욱 바빠진 유 회장은 요즘 회원사 찾기에 여념이 없다. 설립된 지 25년 동안 거의 대외활동이 없어 '유령단체'나 다름없었던 중소기업경영자협회의 조직 재건과 역할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대구염색산업단지와 대구 섬유조합원 등을 포함한 기존 회원을 위해 회원사 동정지인 'SM(Small& Midium)타임즈'라는 협회보를 발간, 유익한 중소기업 정보와 정부정책을 알리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앞으로 무공해성 휘발유 개발과 에너지 절약 사업인 'Oil Emlusin'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에 뛰어든 것도 환경보전과 에너지 절감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어서"라고 말하는 유 회장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 지속적으로 품종을 다각화·고급화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한편, 유 회장은 개인적인 바람을 묻자 대구 오페라단 후원회장으로서 고향 발전을 위해서도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에 있는 대구 출신 유명 회사를 후원사로 유치하는 데 힘을 쏟아 대구 오페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 미국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한 딸 우재씨가 운영하는 엠제이 커스텀이 잘 운영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유윤철 회장 프로필
1947년 고령에서 태어나 대구 계성고와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70년대 시작한 동도카펫트와 한림장식을 정리하면서 △81년 세광화학공업 △88년 만장산업 △89년 건수 산업 △2003년 엠제이 커스텀을 차례로 설립, 2004년에는 3천만달러 매출액을 달성했다.
한국중소기업경영자협회장 외에 사회사업에도 관심이 많아 '한부선 MTI' 부이사장, 'AIM 한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해외선교사 훈련 및 지원 단체를 17년 동안 지원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매달 초 전 사업장에서 예배드리는 행사를 24년째 해오고 있고, 연중행사로 어려운 이웃돕기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대구오페라단 후원회장을 맡아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신용과 최선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고, 헬스와 골프를 즐긴다.
부인 임욱자씨와 아들 선경씨, 딸 선지·우재씨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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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 청바지 브랜드 파라수코 매장 오픈 기념식에서 유윤철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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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사를 찾아서] 유윤철 중소기업경영자협회장](https://www.yeongnam.com/mnt/file/200509/20050926.010271916010001i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