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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학교 68%가 의무급식…대구는 왜 5.1%에 머무나

2012-04-16

■ 대구서도 ‘의무급식’ 논란속으로…

전국 학교 68%가 의무급식…대구는 왜 5.1%에 머무나
대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친환경농산물로 만든 점심을 먹고 있다. 대구시에선 열악한 재정난을 이유로 무상급식 시행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반면, 시민단체들은 “돈보단 의지 문제”라며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주민발의에 의해 제출된 ‘대구시 친환경 의무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오는 20일 대구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상정된다. 대구시는 일단 일선학교의 의무급식 전면 시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엄청나게 들어갈 예산부담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례안 제출을 주도한 시민단체는 대구시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 학교 68%가 의무급식…대구는 왜 5.1%에 머무나


◆대구만 의무급식 불모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춘진 의원(민주통합당·전북 고창-부안)이 지난 9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 1만1천373곳의 초·중·고교 가운데 전체 혹은 일부 학년에 대해 의무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68.5%(7천785곳)에 이른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시행 중인 저소득층자녀 급식비 지원 사업은 제외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전북지역의 학교가 89.6%로 가장 높았고, 전남(87.6%)과 제주(83.6%), 충북(82.5%), 경기(81.0%)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지역은 의무급식을 실시하는 학교 비율이 80%를 웃돌아, 사실상 전면 의무급식이 실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의무급식 실시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대부분 보수 성향이 강한 경상도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급식을 실시하는 학교 비율이 50%를 밑도는 지역은 대전과 부산, 경북, 대구 4곳뿐이다. 이 가운데 대전이 49.0%로 그나마 가장 높고, 부산과 경북도 각각 48.0%와 45.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대구의 의무급식 비율은 단 5.1%에 머물며, 전국에서 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대구를 가리켜 ‘의무급식 불모지’라며 비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한자릿수로 꼴찌

전북 89% 가장 높아
전남·제주·충북·경기
모두 80% 넘어서
경북도 45% 최하위권
대구는 턱없이 뒤처져


# 예산 부족 논쟁

대구시 작년 채무비율
지자체중 가장 높아
“단계적 확대” 주장
“다른 곳은 돈 남아도나
결국은 의지 문제”반박

◆보편적 복지로 자리 잡아

분명한 점은 의무급식을 두고 그간 많은 찬반 양론이 있었지만, 우리 사회는 지난 2년간 의무급식이 보편적 복지 정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의무급식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09년 9월만 해도 전국 초·중·고교 1만1천196곳 가운데 전체 혹은 일부 학년에 대해 의무급식을 실시한 곳은 16.2%(1천812곳)에 불과했다. 당시 의무급식 실시 학교 비율이 0%인 지자체도 무려 5곳(서울·대구·인천·울산·강원)에 이르렀다.

이후 의무급식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면서 의무급식을 실시하는 학교가 늘어났고, 지난 3월 기준 전국의 의무급식 실시 학교 비율은 68.5%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제주의 경우 당시 의무급식 실시 학교 비율이 단 0.6%에 서 83.6%로 급증했다. 서울에선 이 기간 의무급식 실시 학교 비율이 0%에서 71.9%로 늘어났다.

다른 지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대구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이 기간 의무급식 실시 학교 비율이 적게는 26.7%, 많게는 83.0% 이상 상승했다. 이 기간 전국 학교의 의무급식 실시 비율은 4.2배 증가했다.

하지만 대구는 유독 이 기간 5.1%의 상승폭에 그쳤다. 지난 2년반 동안 대구를 제외한 전국 시·도에선 의무급식이 보편적 복지정책으로 자리잡아갔던 셈이다.


# 대구 조례안 내용은?

올해까지 초등학교
내년 중등까지 전면시행
예산 30%이상 市 부담
한해 비용 1천152억원
전체예산의 1.16% 수준

# 어떻게 진행될까?

26일 본의회서
조례안 승인여부 결론
“민감 사안” 미룰 수도
실시 범위 축소해
수정안 통과시킬 수도


◆대구시 ‘예산’이 문제

대구와 다른 지역의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나올까.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의무급식에 대해 예산 부담을 이유로 내세운다.

예산만 넉넉하면 얼마든지 의무급식을 전면 시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방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매년 꾸준히 예산이 투입되는 의무급식을 전면 시행하기는 부담된다는 것이다. 대구지역에서는 지난해 9월 소규모 초등학교 13곳을 대상으로 전면 의무급식이 실시됐고, 올해 3월부터는 초등학교 8곳에 대해 추가로 의무급식이 전면 시행되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느리긴 하지만, 의무급식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구시의 높은 채무 비율이 의무급식 시행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대구가 37.73%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다. 이런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 부유층의 학생을 대상으로 의무급식을 확대하는 ‘필요없는 복지’까지 뛰어들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대구시는 현재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저소득층 자녀 중심으로 의무급식을 조금씩 확대해 나가는 방향이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희광 대구시 기획관리실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세수 구조가 8대 2라는 불합리한 측면에서 꾸준히 예산이 투입되는 의무급식을 크게 확대하기에는 지자체 입장에서 부담된다”며 “어려운 학생부터 의무급식을 실시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재정 여건이 나아지면 향후 단계적으로 의무급식을 확대하는 방안이 맞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불합리한 세수구조를 고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의 시민단체는 의무급식을 실시하는 학교 비율이 낮은 것은 예산난보다도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의 의지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전국 지자체가 예산난을 겪는 것은 비슷하다. 전북이라고 돈이 남아돌아 의무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의 우선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라고 봐야한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독식하고 있는 세수를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조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대구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오는 20일 첫 심의에 들어갈 대구시 친환경 의무급식 조례안의 내용은 초등학교의 경우 올해까지, 중학교는 2013년까지 의무급식을 단계적으로 전면 시행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대구시장은 매년 친환경 의무급식 지원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급식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의무급식 총 예산의 30% 이상은 대구시가 부담, 나머지는 대구시교육청과 각 구·군이 협의를 통해 부담 비율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구시에 급식지원센터가 설치된다.

이처럼 대구지역 전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 우수 농축산물을 사용해 전면 의무급식을 실시하면 지난해 학생수를 기준으로 한 해 1천152억원(초등학교 600억원·중학교 552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시와 각 구·군, 대구시교육청의 올해 전체 본예산의 1.16% 수준이다.

전교조와 시민단체는 이런 전면 의무급식 실시를 통해 △보편적 복지 확대 △급식의 질 향상 △선별적 복지로 인한 학생들의 심리적 상처 방지 △지역 농축산업계 보호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저소득층 자녀에 대해서만 급식비를 지원할때 발생하는 어린 학생이 입을 심리적 상처를 예방할 수 있고, 공공기관인 급식지원센터가 지역 농축산업계와 연계해 안전한 농산물을 싼 가격으로 조달할 수 있어 로컬 푸드 산업이 자연스럽게 육성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대구시 의무급식 조례안은 16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대구시의회 제205회 임시회에서 다뤄지게 된다. 20일 오전 소관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예비 심사를 거친 뒤, 통과되면 26일 열리는 제3차 본회의에서 조례안의 운명이 최종 결정된다.

현재로는 대구시가 예산난을 이유로 의무급식 조례 시행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데다, 대구시교육청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원안 통과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의무급식의 경우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까지 불러온 파급력있는 이슈였던 만큼 단순히 부결 처리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막상 임시회가 시작되면 의무급식 논쟁이 가열돼 조례안 심의가 다음 회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

한 대구시의원은 “이번 의무급식 조례는 과거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와는 전혀 다르다. 민감한 주제이어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까봐 의원들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전면 의무급식 실시 범위를 다소 축소하는 방향으로 수정통과시킬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김일우기자 atli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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