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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용<경북도지사> |
얼마 전 3대가 함께 살고 있는 한 가정을 방문했다. 다섯 식구 중에서 위로 두 분은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탓에, 생계는 베트남에서 시집 온 며느리가 꾸리고 있었다. 장애인 가정이자 다문화 가정인 셈. 형편이 넉넉지 않을 텐데도 정말 화목하고 단란했다. 특히 어른들 뺨에 연신 입을 맞추는 네 살, 두 살짜리 손녀 둘은 여간 예쁜 게 아니었다.
“가정의 단란함이 지상에 있어서 가장 빛나는 기쁨이요, 자녀를 보는 즐거움은 사람의 가장 성스러운 즐거움”이라는 페스탈로치의 말이 딱 맞아 떨어졌다. 가정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했다.
가정은 인류가 유지해 온 가장 기초적이고 오래된 조직이다. 인간의 품성을 기르고 감화시키는 산실이자, 삶의 고통과 피로를 치유해 주는 안식처가 바로 가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듯 소중한 가정에도 언젠가부터 변화와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대가족 중심의 가족구조가 붕괴되면서 형태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핵가족’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가족부재’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혼자 사는 1인가구가 2010년 23.9%, 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이를 잘 말해준다.
이와 더불어, 가족해체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이혼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렇다 보니 한부모, 조손, 소년소녀가정 등 취약가정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족부재와 가족해체는 결국 가정과 학교에서의 폭력, 노인과 아동에 대한 학대, 청소년 가출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희망은 있다. 가정과 가족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가치관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어느 방송사가 설문조사를 했더니 행복의 제1조건을 ‘가정’이라고 답한 비율이 99.4%로 나타나 아직도 우리 국민 대다수는 행복을 위해 추구할 최고의 가치는 ‘가정’이라 굳게 믿고 있다.
우리 경북은 가정의 가치를 가장 잘 지키고, 가족의 전통을 면면이 이어온 효(孝)의 고장이다. 도내 곳곳에 엄청나게 남아있는 종가(宗家), 불천위(不遷位), 효자·효부비(孝子·孝婦碑) 등이 그 좋은 사례다. 그래서 우리 경북이 가정을 바로 세우는 일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건강가정 아카데미, 충효교실, 명륜교실, 문화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도, 시·군, 대학, 종교단체와 합심해서 어르신과 젊은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건강가정 회복운동’도 대대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한부모 가족, 조손 가정, 다문화 가족과 같이 소외되기 쉬운 취약가정을 보듬기 위해 생계·보육·양육·의료 등을 종합화한 ‘가족지원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해 나가고 있으며, 파괴된 가족의 가치를 회복하고 치유하기 위한 ‘가족 힐링마을’ 조성도 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내 가족만이 아닌, 공동체가 함께 행복해지도록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 청소년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푸르고 따뜻한 5월 가정의 달.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날, 가정의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가정위탁의 날 등 가정을 위한 행사가 엄청 많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가정의 중요성은 평가절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도민들의 가정, 그 안의 모든 가족들이 늘 5월만 같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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