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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폭력에 집나온 필리핀 이민여성 구조

2012-05-16

경찰 도움으로 쉼터로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가출한 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여성 A씨(25)가 경찰에 구조돼 안전한 보금자리로 옮겨졌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한국인 B씨와 결혼해 대구시 서구 내당동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남편 B씨의 폭력이 시작됐다. A씨는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는 것을 고사하고 하루하루 악몽의 연속이었다. 설상가상 남편에게 여권까지 빼앗겨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한국에 먼저 시집온 친구는 예천에 살고 있어 자신이 직접 찾아가지 않고는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급기야 지난 13일 새벽, 시집올 때 가져온 여행용 가방에 짐을 싼 뒤 무작정 집을 뛰쳐 나왔다. 결혼한지 채 한달이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예천에 있는 친구집으로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눈앞이 막막했다. 한국말도 서툴고, 대구 지리도 전혀 알지 못해서다. 지나가는 시민에게 수차례 버스터미널 위치를 물어봤지만 한국말이 서툴러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다. 새벽에 나오는 바람에 식사도 제때 못했다. 수중에는 단돈 3천원이 전부였다.

이를 딱하게 여긴 한 시민이 당일 오후 5시쯤 거리를 배회하던 A씨를 인근 두류3동파출소로 데려왔다. A씨의 팔과 손목에는 시퍼런 멍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A씨는 파출소에서 “남편에게 가기 싫다. 친구에게 보내달라”며 눈물로 애원했다.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김상복 경장과 박장훈 순경은 일단 “배가 고프다”며 하소연하는 A씨를 인근 식당으로 데려가 식사를 하게 했다. 이후 김 경장 등은 A씨를 가정폭력 피해자로 보고 순찰차에 태워 대구원스톱센터로 인계했다. A씨는 “의지할 곳이 없는 저에게 이렇게 따뜻하게 대해줘 너무 고맙다”며 경찰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센터에서 간단한 휴식을 취한 A씨는 현재 대구의 한 쉼터에 머물며평온을 되찾아가고 있다.

김 경장은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이같은 어려움을 겪은 A씨를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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