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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펜디

2012-12-29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펜디

바게트 백, 크루아상 백 등 파리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빵들의 이름으로 불리는 가방. 바로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펜디(FENDI)’의 가방에 붙여진 별명들이다. 핸드백의 여왕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핸드백을 히트시킨 펜디는 모피 브랜드로 그 이름을 알리며 핸드백으로도 명품 브랜드의 위치에 오르게 된다.

1925년 가죽제품과 모피를 취급하는 상점으로 시작한 펜디는 로마 플레비실토라는 지역에서 에도르도 펜디와 아델르 펜디 부부에 의해 탄생하였다.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펜디

화려한 가죽과 모피로 조금씩 이름을 알리게 되지만, 1978년 아델르 펜디의 사망 이후 그녀의 다섯 딸이 사업을 물려받으면서 본격적인 브랜드로 전개되었다. 딸들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사업은 날로 번창하였고, 파산 직전의 영화관을 인수해 가죽, 모피, 구두, 지갑, 기성복이라는 다섯 가지 품목을 판매하는 펜디 플래그 스토어숍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패션기업의 체제를 갖추게 된다.

펜디는 현재 샤넬의 수석디자이너이기도 한 칼 라거펠트와의 만남으로 브랜드의 결정적인 순간을 맞게 된다. 펜디의 상징이 된 더블 F 로고를 창조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시화하였고, 모피에 오랜 노하우를 가진 펜디의 특성을 살려 모피에 승부수를 걸게 된다. 당시만 해도 무겁고 구식인 모피와는 완전히 차별되는 새로운 디자인을 전개해 가볍고 세련된 패션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전통적으로 부와 사치의 상징이었던 모피는 구멍이 뚫리고, 조각나고, 주름 잡히고, 니트처럼 짜이는 등 해체와 재조합의 실험 과정을 통해 젊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또한 파격적인 꽃잎 모양의 밍크 숄로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모피의 성공으로 기성복과 가죽 제품 등 아이템을 늘려 사업을 키우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모피 브랜드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리던 펜디는 모피, 가죽 제품에 대한 동물애호가들의 집중 타깃이 되면서 위기에 처하게 된다. 또한 패션계의 미니멀리즘 영향이 화려한 소재와 장식을 선보이던 펜디에 더욱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이때 펜디의 명성을 되살려 준 것이 바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에게 사랑받고 있는 ‘바게트 백’과 ‘크루아상 백’이다. 이 바게트와 크루아상이라는 별명은 이탈리아의 한 기자가 ‘바게트처럼 옆구리에 끼고 다닐 수 있는 백’ ‘반달 모양의 빵 크루아상을 닮은 백’이라고 표현한 데서 비롯되었다.

까다로운 제작 공정을 거쳐 실용적이면서도 튼튼한 펜디의 가방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뒤이어 전 세계 패셔니스타들도 이 두 가지 가방을 사랑하게 되었다.

1999년 펜디의 가방은 전 세계 패션가를 휩쓸게 된다.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잇 백’으로 등극했다. 파리의 펜디 매장 앞에서는 문을 열기도 전에 가방을 사려고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40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꾸준히 출시되고 있는 바게트 백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펜디 핸드백은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들이 즐겨 애용하면서 패션 리더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된다.

여성들이 사업을 한다는 것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던 시절에 펜디가의 다섯 딸은 남장을 하고 모피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고, 모피와 가죽이라는 결코 다루기 쉽지 않은 소재를 통해 끝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강인하고 매력적인 여성상을 구현하기도 하였다. 모피에서 시작된 펜디 브랜드는 오늘날 명실상부한 토털 브랜드로 성장하며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장현미<메지스·프리밸런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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