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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아프다는 어르신 알고보니 우울증?

2013-01-15

■ 노년기 우울증

머리 아프다는 어르신 알고보니 우울증?

지난 9일 대구시 수성구에 사는 A씨(여·64)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지 한달여 만에 발견됐다. 독신인 A씨는 그동안 왕래하는 가족·친지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근 살고있던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면서부터 지인과도 연락을 거의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시신 기증과 함께 연락할 가족이 없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홀몸노인의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령층의 고독사 중 상당수는 우울증이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도 적지 않다. 그만큼 노인에게 우울증은 심각한 질병인 셈이다. 가족, 이웃이 좀 더 관심을 갖고, 예방·치료에 적극 나선다면 노년기의 행복한 삶은 더욱 알차게 이뤄질 것이다.


◆노년기 누구나 한번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쯤 우울한 기분을 느끼기 마련이다. 특히 신체 기능의 저하, 직장에서의 은퇴, 가까운 사람의 상실 등을 경험하는 노년기에는 우울 증상을 더욱 쉽게 경험한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노인우울증 질환자가 2004년 8만9천명, 2009년 14만8천명 등 최근 5년간 1.7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날 정도로 노년기 우울증은 갈수록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노년기 우울증의 첫 증상은 우울한 기분으로 표현되기보다는 두통·복통이나 위장장애 등 여러 가지 신체 증상이나 기억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은 인지기능 장애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노년기 우울증을 간과하기 쉬우며 이 때문에 임상에서 발견되는 빈도는 낮다.

노년기 우울증은 환자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해 ‘우울하다’ ‘기분이 가라앉는다’는 등의 자기 감정을 직접 표현하는 일이 적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 사람도 ‘기운이 없는 것은 나이 탓’ ‘노화가 진행된 것’ ‘최근 많이 늙었다’고 이해해 방치하는 일이 많다.

이것이 노년기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치료를 받게 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위장·인지 장애 첫 증상
‘나이 탓’ 방치하기 쉬워
중풍 병력 발병 위험 높아


가족·이웃 좀더 관심 갖고
예방·치료에 적극 나서야

◆중풍 후유증으로 생겨

최근 노년기 우울증에 대해 언급할 때 ‘혈관성 우울증’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관상동맥 질환이나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노인의 경우 뇌경색(중풍의 일종)이 올 가능성이 있다. 이런 뇌경색 이후에 우울증을 초래하는 주요인이 되고 이렇게 해서 발생된 우울증을 ‘혈관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알츠하이머병, 전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중풍의 후유증으로 인해서도 우울증과 비슷한 임상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노년기 우울증도 발생될 위험성이 높은 사람이 있다. △가족 중에 우울증을 앓은 병력이 있는 사람 △고혈압이나 중풍을 앓은 병력이 있는 사람 △관상동맥 질환을 앓은 사람, 폐경 후 갱년기 증상이 심했던 여성 △노년기에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등에서 그 발병의 위험성이 높다.

노년기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 환자를 감정적, 재정적으로 지지해 줘야 하는 책임은 대개 가족에게 부여되기 때문이다.

노인 우울증 환자는 특징적으로 자기 자신,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뚜렷한 근거도 없이 비관을 하고 부정적으로 생각을 한다. 우울증으로 인해 이러한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생겨나고 이것이 우울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 김희철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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