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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 하천 살리기 .1] 생태하천으로 변신하는 동화천·팔거천

2013-02-26

사계절 물이 졸졸…만남의 광장 ‘동화천’
징검다리·왕벚나무…걷고 싶은 ‘팔거천’

20130226
▨ 동구 동화천

자전거도로·산책로 3㎞
인근 관광명소와 바로 연결
왕산교 하류 펌핑시설 설치

▨ 북구 팔거천

자연석으로 정비된 징검다리
겨울엔 천연 썰매장 활용
상습수해·하수도 오명 불식


방치된 ‘하수구’ 정도로 인식돼 온 대구의 주요 도심하천이 이유있는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홍수예방을 위한 치수개념이 아니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함께 꾀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생 이미지도 덧입혀진다. 도심하천을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달랠 수 있는 힐링(Healing) 개념의 친수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취지다.

시민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머릿속에 오랜 잔상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역사적 유래가 있는 곳에는 스토리도 가미된다. 악취가 나면 단지 복개하기에 급급했던 기존 불도저식 제방행정에서 어느 정도 탈피하고 있는 셈이다.


환경전문가들은 그래도 근심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도심하천정비가 필요하다면 제방과 호안 사이의 공간에 가급적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시켜야 한다며 목청도 높이고 있다. 최근 생태하천을 표방하며 정비사업이 한창인 동화천과 팔거천이 그 시험대에 올라있다. 최소한의 정비로 주민 삶의 질은 최대화시키겠다는 대구시의 청사진이 어떻게 구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영남일보는 앞으로 4차례에 결쳐 변모하는 대구 도심하천 정비사업의 면면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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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천(乾川)인 동화천은 다음달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면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탈바꿈한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동화천을 만남의 광장으로

팔공산의 부챗살같은 수많은 물길이 한데 모이는 대구시 동구 공산댐 하류의 동화천. 이곳에는 요즘 생태하천조성사업이 한창이다.

팔공산자락에 있는 신숭겸장군 유적지에 인접한 동화천의 정비공사는 다음달 준공된다. 공사현장을 둘러보니 동화천 동구지역 구간(지묘동~왕산교 1.7㎞)에는 큼지막한 자연석과 식생불록이 호안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자연석(1천200㎥)은 예산절감 차원에서 인근 용수천에서 옮겨왔다. 지금은 무미건조한 자연석이 2년 뒤에는 수풀로 우거져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렵게 된다.

호안과 제방 사이에는 길이 3㎞의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호안 양옆으로는 잔디가 식재됐다. 제방쪽에는 이팝나무와 백합나무가 사이좋게 심어져 있었다. 이 수변공간은 지묘동 일대 아파트촌 주민 1만여명에게 ‘만남의 광장’을 조성해 주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 동화천 양쪽을 오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도 곳곳에 놓이게 된다. 이 일대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각종 정체불명의 시설이 마구잡이로 들어서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 곳이다.

동구청이 보상금 7억원을 들여 이 부지를 사들이면서 정비가 본격화됐다. 이미 설치된 하천주변 벤치에는 벌써부터 인근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장기를 두느라 여념이 없었다.

대구시와 동구청은 54억원을 투입해 이 동화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고 있다. 주민편의시설 확충차원에서 화장실과 음수대도 설치된다.

아직은 건천(乾川))이지만 공사가 완료되면 사시사철 유지용수가 하천을 흐르게 된다. 왕산교 하류에 펌핑시설을 설치해 상류지점인 공산댐 방향으로 물을 흘려보내면 하루 7천t의 맑은 물이 메마른 하천바닥을 가득 적시게 되는 구조다. 종전 동화천에는 공산댐에서 방류되는 물만 흘렀다. 하지만 우수기가 아닌 갈수기 때 동화천은 악취와 함께 앙상한 바닥을 드러냈다.

앞으로 동화천에서 건천이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동화천의 불청객인 생활하수 처리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동화천 바닥에 오수차집관로를 매설해 오수유입을 차단했다는 게 공사관계자의 설명이다.

우수기 때 빗물과 오수가 한데 섞여 동화천에 유입될 가능성에도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단다. 상류지점인 공산댐 앞에는 경사형 낙차공을 설치해 물이 돌에 부딪히면서 자연적으로 유속조절과 자정작용을 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동화천 생태하천공사의 백미는 관광길과 곧바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동화천 주변에 있는 대구시 지방문화재 기념물 1호인 신숭겸장군 유적지가 지난해 2월 완공한 팔공산 왕건길(35㎞) 탐방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정비된 도심하천 경관을 보면서 도보 관광길에 오르는 이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변문섭 동구청 하천계장은 “정비공사가 완료되면 주민들에게는 치수안정성 확보와 함께 휴식 및 여가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팔공산을 찾는 관광객의 편의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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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북구 강북지역을 관통하는 팔거천. 도로를 중심으로 오른편 하천은 정비가 끝나 말끔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왼편은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팔거천엔 천연 썰매장

북구 강북지역을 관통하는 도심하천 팔거천도 생태하천조성사업(학정동 거동교~동천동 대동교 1.2㎞ 구간) 대열에 합류했다.

사업구간인 구수교 부근에서 바라본 공사현장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수질을 악화시킬 수 있는 콘크리트보가 철거되고 대신 자연석으로 정비된 징검다리가 놓였다. 주민들이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이 징검다리 윗부분에는 동절기에 폭 50m, 길이 150m 규모의 썰매장(수심 50㎝)으로 조성해 활용하겠다는 게 북구청의 생각이다.

징검다리와 대동교 사이에는 경사 낙차공과 하천 세굴방지를 위한 거대한 돌이 놓여있었다. 자연정화가 가능하도록 다리 곳곳에 설치하면 어류의 서식처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하천 제방 위에는 왕벚나무가 하천길을 따라 보기좋게 식재될 예정이다. 도시철도 3호선 동천역(가칭) 정거장이 바로 옆에 있다. 철도이용객에게 과거 하수도로만 인식되던 팔거천의 이유있는 변신을 지켜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할 것으로 점쳐진다.

2010년 11월 착공한 팔거천 생태하천조성 사업에는 총 63억원이 투입된다. 올 12월쯤에는 주민들에게 말끔히 정비된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팔거천 주변에는 각종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한다는 것이 공사의 기본 방침”이라며 “체육시설 설치에 대한 주민 요구는 많지만 전체 하천경관을 감안해 제방쪽에만 설치한다”고 말했다.

공사구간 상류지점인 학정동 거동교 인근 아파트 옥상에서 바로 본 팔거천은 또다른 묘미가 있었다. 거동교~대구시 경계지점은 2년전 이미 정비사업이 완료됐다. 팔거천의 공사전후 모습을 동시에 관망할 수 있었다. 건너편 한서아파트 앞 하천 정비공사완료구간에는 홍수예방을 위해 제방이 쌓여 있었고, 자전거길과 산책로도 가지런하게 뻗어 있었다.

과거 각종 녹조띠로 뒤덮여 악취가 코를 찔렀고 스티로폼, 종이컵, 목재 등 온갖 쓰레기로 가득한 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상습수해지역이라는 오명도 씻을 수 있게 됐다. 맞은편에는 산책로만 조성됐다.

공사 관계자는 “하천폭이 좁아 무리하게 자전거길을 만들지 않았다. 물길확보 차원에서 기존 지형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정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점용 북구청 하천계장은 “도심하천인 팔거천을 어떻게 할지는 항상 고민이었다. 하지만 ‘상습홍수피해지역’과 ‘하수도 하천’이라는 오명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어야 도심하천도 더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신 식생은 최대한 보호하고, 체육시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사업취지를 설명했다.

칠곡군 우계산에서 발원해 대구 북구를 관통한 뒤 금호강으로 유입되는 팔거천의 몇달 뒤 모습은 벌써부터 기대감을 갖게 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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