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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기업’ 뒤에는 ‘나만의 기술’ 있었다

2013-06-19

자동차용 흡음·단열재 생산 삼우기업<주>
지속적인 연구개발·설비투자로 핵심원천기술 개발
고기능 산업용 섬유 공급, 수입대체·수출확대 기여
자체 개발 고압가스 저장용기 나로호에 장착되기도

‘명품기업’ 뒤에는 ‘나만의 기술’ 있었다
삼우기업<주>은 단열·배기계통 흡음재를 생산하는 지역의 대표적인 산업용 섬유 업체로 지난해 대구시 스타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구시 달성군 달성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우기업 본사 전경. <삼우기업 제공>
‘명품기업’ 뒤에는 ‘나만의 기술’ 있었다
삼우기업의 계열사인 이노컴은 국내 유일의 복합재료 고압가스 저장용기 생산업체다. 이노컴 직원들이 고압가스 저장용기 생산작업을 하고 있다.
<삼우기업 제공>


운전 중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 ‘정숙성’은 대형 승용차 및 고급 세단의 장점 중 하나다. 이런 차량들이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하는 이유는 엔진룸 및 배기시스템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경차 및 소형차와 달리 엔진룸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운전자에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인슐레이터’ 제품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동차 엔진룸 내부 및 자동차 배기시스템에 장착되는 것으로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열 침해로 인한 상대 부품의 내구성 저하를 막으며, 주행 중 발생 소음을 줄여 정숙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기능성 섬유제품이다.

대구시 달성군 달성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우기업<주>은 단열·배기계통 흡음재를 생산하는 지역의 대표적인 산업용 섬유 업체다. 1970년 섬유기계제조 기업 ‘삼우공업사’로 출발한 삼우기업은 1989년 ‘삼우기업<주>’으로 법인 전환 후 중국 진출과 에너지 분야 진출 등으로 지난해 대구시 ‘스타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성장을 거듭해 왔다. 매년 매출의 3% 정도를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로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해 고기능성 섬유를 활용한 자동차용 흡음·단열재 제조 국내 선두기업으로 우뚝 선 것이다.

삼우기업, 삼하삼우(중국), 삼우TCS, 이노컴 등 4개 계열사로 구성된 삼우기업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또한 중국 현지 법인설립을 통해 중국·일본으로의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현대·기아차와 볼보, 체리, 도요타, GM 등 10여개 업체에 납품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슬로바키아에 현재 법인을 설립, 연면적 8천530㎡ 규모의 공장을 건립할 계획을 세우며 본격적인 유럽 진출도 노리고 있다.

지난해 1천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삼우기업은 유럽 경제위기와 엔저 등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 목표를 1천25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한편 독일 프랑크푸르트 전시회, 슈투트가르트 유럽 자동차부품 엑스포 등에 참가하는 등 세계화와 성장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NV전문 기업

산업용 섬유제품은 자동차, 에너지환경 등 각종 산업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섬유제품은 대부분 타산업의 제품 생산활동에 핵심 부품소재로 사용돼 대다수 국내 기업들은 선진국 수입제품에 의존하곤 한다. 하지만 삼우기업은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는 섬유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수요 기업이자 국내 경제성장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기업의 생산원가 절감과 최종제품의 품질향상에 크게 기여하면서 수입대체 및 수출확대를 통한 경쟁력 향상에 한몫하고 있다.

삼우기업의 주력 제품은 NV(Noise·Vibration)분야 제품으로 자동차 후드와 대시보드, 트렁크 등에 쓰이는 흡음·단열재인 인슐레이터 제품과 배기계통 흡음재다.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본사에 R&D센터를 둔 삼우기업은 흡음·단열·내구·내열·강도 등 인슐레이터 제품을 전문적으로 연구·점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삼우기업의 제품들은 뛰어난 내열성(650℃ 이상)으로 타 제품 대비 내구성이 탁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삼우TCS에서는 선루프 시스템의 부품인 ‘Sunshade Plate’도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선루프의 유리를 통하여 실내로 투과되어 들어오는 자외선 차단 및 주행 중 발생하는 공기 마찰음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 제품은 또 차량 실내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자동차 인테리어 부품이기도 하다. 기존에 단일 부품으로 제조·판매하는 것을 최근 모듈화 부품개발을 통해 판매단위를 확대 적용 중에 있으며, 국내 OEM의 해외공장 설립추진 및 확대로 해외 현지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분야로 눈길 돌려

삼우기업은 2003년 자회사 이노컴을 설립, 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했다. 기존 자동차용 섬유제품 판매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최근 천연가스 자동차 연료탱크로 사용되는 고압가스 저장용기를 생산하게 된 것이다.

매년 천연가스 버스 폭발사고로 천연가스 사용에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지만 삼우기업에서는 유리섬유를 활용해 기존 국내제품 대비 약 40∼60%의 경량화와 폭발 위험성이 없는 고강도 섬유를 활용한 ‘Type 3 고압가스 저장용기’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 용기는 알루미늄 재질 표면에 고강도 슈퍼섬유가 감겨있어 고압가스 폭발시 내부의 가스가 섬유 사이로 새어나가 철재 용기처럼 파편이 날아가는 현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현재 천연가스 버스, 연료전지자동차, 소방용 산소탱크, 스포츠·레저, 의료용 등에 쓰이고 있다. 또 삼우기업은 이 기술로 대구시 택시 CNG개조사업을 수주(795대)했으며, 소방용 산소탱크와 현재 개발되는 수소 차량에도 이를 납품하고 있다.

한편 이노컴의 고압가스 저장용기는 기술의 우수성을 인증받아 지난 1월 발사된 대한민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2단 로켓 자세제어용 RCS탱크에 장착되기도 했다.

삼우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풍력산업의 핵심 부품소재인 ‘블레이드용 직물’도 개발했다. 이는 풍력발전에 쓰이는 블레이드(날개)에 고기능성 섬유를 활용한 제품으로 2009년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사업의 하나로 ‘다축비굴곡 강화섬유직조기술개발’을 추진, 지난해 7월까지 약 48억원의 기술개발 자금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로 독일 국제인증기관인 GL(Germanischer Lloyd)로부터 제품 8종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해외 선진제품 대비 동등 이상의 특성을 구현한 향후 국내 풍력발전 시장의 핵심부품소재로 수입대체 및 중국, 유럽 등으로의 수출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부품소재의 국산화를 통해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풍력산업의 핵심 부품소재 국내 기술 자립화에 성공한 것이다.

삼우기업의 이런 기술들은 풍력산업뿐만 아니라, 최근 CO2 배출가스 저감정책의 하나로 부품소재를 경량화하는 자동차, 조선, 스포츠·레저, 우주·항공 등 다양한 산업분야의 부품소재로 용도확대가 가능하다. 더욱이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자동차 흡음·단열재, 고압가스 저장용기, 풍력블레이드용 강화직물의 수입국이었던 일본·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 역수출함으로써 무역수지 개선과 국내 산업용 섬유의 위상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 중견기업 이상의 복리후생 및 교육

현재 삼우기업에는 5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2002년 100여명에서 10년 동안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삼우기업은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의 안정과 번영 및 행복이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 ‘Fun 경영’이나 ‘감성경영’ 등을 도입해 근로자의 근무환경 개선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희망이음프로젝트-우리 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삼우기업의 주요 복리후생으로는 가족친화(생일 축하 선물, 회식비 지원), 건강·의료(직원 및 배우자 건강검진비 지원), 복지·생활보장(대학까지 자녀 교육비 지원), 사내 동호회 운영지원, 장기근속 포상 등이 있다. 이는 중견기업 정도 수준의 복리후생이다.

김준현 대표는 “우리 기업의 목표는 ‘히든챔피언’이다.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생산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자리해 지역의 강소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R&D 강화와 마케팅 확대, 선진 경영체계 구축, 직원들의 복리 후생 강화로 2015년에는 전세계 150만달러(약 1천7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속해서 산업용 섬유제품 분야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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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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