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달달 외우는 과목으로 전락할라”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이용섭 국회의원 등이 지난달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자는 주장을 담은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역사 과목을 평가기준으로 넣어 성적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지난 12일 청와대와 국회, 시·도교육청 등에 한국사를 수능 필수 과목에 포함시켜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의 틀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국사 수업 시간을 늘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것은 대입제도와 교육과정의 큰 틀에서 검토해야 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한국사의 중요성에 대해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교육 전문가는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도 우리의 역사교육이 바로 서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칫 한국사가 단순 암기과목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한국사를 단순히 하나의 과목으로 다뤄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어나 국어, 사회 등 교과서 내에 한국사를 포함시켜 자연스럽게 우리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발 더 나아가 수능 필수과목인 영어와 국어 시험 출제 때 한국사와 연관된 내용을 지문으로 활용할 경우 자연스럽게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큰 틀에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중·고교에서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한국사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유럽국가들도 저학년부터 의무적으로 역사를 가르치되,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 수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유치원, 초·중·고교 모두 역사수업이 필수이고, 대입시험 과목에도 포함되어 있다. 스웨덴은 초·중·고교에서 주당 2시40분 정도의 역사수업을 의무화하고 있다. 영국은 중등(11~13세)에서 매주 2시간씩, 미국 조지아주는 고교 4년간 사회 과목에서 역사 수업을 한다. 이들 국가 대부분은 역사 과목을 단순 암기가 아닌, 현장체험과 연극 등 역할극을 통해 선조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형태로 수업을 진행한다.
백승대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글로벌 시대에 우리 청소년은 세계시민으로 키워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사를 세계사와 연계해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는 등의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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