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얼씨구’ 추임새 덕 힘든 판소리 견뎌
판소리와 비슷한 인간사에 ‘칭찬’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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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이자 국악인인 오정해씨가 19일 오후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회원들을 대상으로 ‘오정해의 소리 이야기’ 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
“우리 소리가 좋아 ‘소리꾼’으로 살고 있는 오정해입니다.”
영화배우이자 국악인으로 잘 알려진 오정해 동아방송예술대 교수(43)가 19일 대구를 찾았다. 이날 오 교수는 대구시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강연에 나서 ‘오정해의 소리 이야기’라는 주제의 강연과 함께 맛깔나는 판소리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올해로 영화 ‘서편제’가 20주년이다. 영화 한 편으로 이렇게까지 사랑받는 배우는 없을 것”이라며 인사말을 꺼냈다.
영화를 찍을 당시 그는 서편제의 흥행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판소리 등 국악에 대한 인기가 너무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서편제는 흥행작으로 남았고 그의 출세작이 됐다.
서편제 덕분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11살 때 다니던 무용학원이 문을 닫는 바람에 판소리를 시작한 그는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을 계기로 김소희 명창의 문하에 들어간다.
그는 “김소희 선생님의 엄격하면서도 인자한 지도 덕에 강한 체질로 거듭날 수 있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 명창의 문하에서 실력을 다진 그는 대학시절 우연히 한복모델로 나섰고 미스춘향에도 출전했다. 이후 임권택 감독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그는 영화계에 입문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그는 “판소리와 인간사가 같다”며 ‘칭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힘든 판소리를 견딜 수 있는 이유가 북채를 든 고수의 추임새 덕분이라는 것. 고수가 ‘얼씨구’ ‘좋다’ 등의 추임새로 소리꾼을 응원하면 열악한 음향시설에서의 공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그다.
끝으로 그는 “무엇이든지 한 길을 꾸준히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그는 “후회없는 노력이 먼저 있어야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다. 쉽게 최선을 다했다고 단정짓지 말자”며 열정적인 인생을 살아갈 것을 주문했다.
전남 목포 출신인 오 교수는 만 12세 때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학생부문에서 장원을 차지하는 등 국악에 남다른 재능으로 주목받았다. 1992년 미스 춘향 진으로 선발되며 임권택 감독과 인연을 맺은 오 교수는 ‘서편제’‘태백산맥’‘축제’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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