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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대표적인 말띠 스포츠 스타인 사이클 유망주 손은주(대구시청)가 12월30일 만촌사이클경기장에서 사이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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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주가 사이클 바퀴를 양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언니 영향으로 중학교때 입문, 실업팀에서도 함께 선수 생활
데뷔 첫해부터 각종 대회 우승… 광저우 AG 국가대표로도 활약
“작년 부상 때문에 부진했지만 태극마크 달고 메달 따고 싶어”
“올해는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서고 싶어요.”
12월30일 대구시 수성구 만촌사이클경기장에서 만난 대구시청 여자 사이클팀의 기대주 손은주(23)가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손은주는 중학교 시절부터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다. 그가 사이클에 입문한 데에는 당시 경북체육중에서 중장거리 사이클 선수로 활약 중이었던 언니 손희정(26)의 영향이 컸다.
언니가 체육특기생이었던 만큼 부모님은 그를 일반계 학교로 진학시키려 했으나 그의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본 경북체육중 사이클 코치의 권유로 페달을 밟게 된 것.
이후 손은주는 경북체육중·고에서 언니와 함께 중장거리 선수로 두각을 드러냈다. 고교시절에는 전국체육대회에서 2관왕(2㎞·3㎞ 단체추발)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해 졸업 후 곧바로 상주시청 실업팀에 입단했다. 실업팀 생활도 언니와 함께하게 된 손은주는 일반부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실업 데뷔 첫해인 2009년 3·1절 기념 강진투어전국도로사이클대회에서 상주시청이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조하며 감투상을 수상했고, ACC트랙 아시안컵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개인추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2010년에는 제30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일반부 28㎞ 도로 독주 정상에 올랐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발탁됐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였지만 2010년 슬럼프에 빠져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실업 2년차가 되니 갑자기 슬럼프가 찾아왔다. 괜스레 자전거가 타기 싫어졌고, 한때 선수생활을 포기할까 생각도 했다”며 “하지만 잠시 사이클을 멀리하니 승부욕이 되살아나고, 페달을 더욱 힘차게 밟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011년 상주시청의 전성기를 이끈 손은주는 이듬해 대구시청으로 이적했다. 팀을 옮기게 된 계기도 언니의 영향이 컸다.
그는 “중·고교시절부터 함께 생활했기에 언니와 다른 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니가 팀을 옮긴 뒤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대구시청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언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다시 언니와 한솥밥을 먹게 된 손은주는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2012년 3·1절 기념 강진투어전국도로사이클대회 단체도로 1위, 대통령기 전국사이클경기대회 4㎞ 단체추발 1위, 양양 전국사이클선수권대회 3천m 책임선수 1위, 인천광역시장배 전국사이클대회 3천m 책임선수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
또한 2012년 같은 팀 동료 구성은(29)이 국내 여자 선수론 처음으로 유럽 프로팀인 ORICA-AIS팀(호주)에 입단한 것도 큰 자극이 됐다.
손은주는 “(구)성은 언니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동양인의 한계를 딛고 체격조건이 월등한 유럽 선수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자신의 레이스를 펼친다. 언제간 나도 유럽무대에 서는 꿈을 이루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예기치 못한 불행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훈련 도중 넘어져 쇄골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것.
하지만 그는 부상에 좌절하지 않고 쇄골에 철심을 박은 채 남은 대회를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타 실업팀 인원이 6~8명인 데 반해 대구시청은 4명에 불과한 터라 단체종목에 출전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결국 그는 2012년 2개 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는 “작년에 부상으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는 동계훈련부터 착실히 준비해서 태극마크를 달고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다부진 새해 목표를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부터는 최지혜(연천고)가 팀에 새로 합류해 막내 생활을 끝내게 됐다. 하지만 김수현 선수가 은퇴하면서 팀 인원 수는 같다. 팀원 수가 적다 보니 체력적인 부담과 작전 운영면에서도 힘든 게 사실”이라며 “팀원이 조금만 더 보충된다면 대구시청이 전국 최고의 팀으로 거듭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손은주는 동계훈련을 마친 뒤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하는 3·1절 기념 강진투어전국도로사이클대회를 시작으로 올 시즌 힘찬 레이스를 펼친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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