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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호 작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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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램풀 작 ‘도시풍경’ |
청도에 있는 갤러리청담이 방준호 조각가의 작품전과 독일작가 크리스토퍼 램풀의 두 번째 초대전을 열고 있다.
오는 26일까지 펼쳐지는 방준호 조각전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바람’ 연작이 소개된다. 바람에 휘어지는 나무를 차가운 돌을 소재로 만든 이 작품에는 나무 형상만 존재한다. 바람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감상자들은 나무의 휘는 정도에 따라 바람의 세기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이 그의 작품이 갖는 매력이다.
작가는 바람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려 한다. 힘겨운 경쟁으로 팍팍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휘어지지만 쓰러지지 않는 나무를 통해 희망을 안겨주려는 것이다. 작가는 자유롭고 거침없이 부는 바람을 통해 세상의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기상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다.
갤러리청담 김성락 대표는 “방준호 작가는 조각작품이지만 회화적 이미지를 그려내는 작품을 보여왔다. 비바람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나무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의 메말라가는 감성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준다”고 설명했다.
방 작가는 “거침없이 부는 바람이 좋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뜻을 마음대로 펼치는 바람의 기상이 부럽다. 그리고 바람 같은 고난을 이겨내고 버티며 자라는 나무의 끈기도 닮고 싶다”고 밝혔다.
독특한 마티에르의 풍경화를 보여주는 독일작가 크리스토퍼 램풀의 전시에는 도시풍경을 중심으로 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작가는 회화방법의 필수적 수단으로 여겨지던 붓을 던져버리고 주재료인 유화물감을 주로 손가락과 손바닥, 손등으로 표현한 풍경화를 선보여왔다. 현장에서 작업하고 마무리한 그의 작품은 거칠고 두터운 물감의 양감을 통해 생생한 현장의 멋과 기운찬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김 대표는 “현장작업만 고집하는 작가의 작품에는 이름모를 곤충과 공기중에 날아온 부유물이 유화물감에 뒤섞여 화면이 구성되기도 한다. 그의 작품 표면을 측면에서 보면 캔버스 위로 3~4㎝나 튀어나와 마치 부조를 연상시킨다. 이는 작업환경, 즉 날씨나 기온, 기류의 흐름까지 나타낸다”고 말했다. (054)371-2111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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