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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리복(Reebok)’은 ‘모든 선수들은 빨리 달리기를 원한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리복의 설립자 ‘조셉 윌리엄스 포스터(J. W. Foster)’는 영국의 볼튼 프라임로즈 해리어스팀의 장거리 육상선수였다. 그는 좀더 나은 기록을 위해 새로운 기능의 신발을 원했고, 당시 신발 제조 및 가게를 운영하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직접 신발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조셉 포스터는 할아버지의 발명품이었던 스파이크가 달린 크리켓화를 보고 스파이크 러닝화에 대한 영감을 얻었고 이를 개조해 세계 최초의 수제 스파이크 러닝화 ‘포스터 러닝 펌프’를 개발하게 된다. 그가 만든 스파이크 러닝화는 당시의 다른 러닝화들에 비해 가볍고 접지력이 월등히 우월했다. 조셉 포스터뿐만 아니라 다른 운동선수들도 이 신발을 신고 여러 경기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스파이크 러닝화에 대한 사업성을 확인하게 된다. 1895년 조셉 포스터는 ‘J. W. 포스터 앤 선스’라는 회사를 창립하고 스파이크 러닝화의 생산을 상용화하여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
조셉 포스터의 스파이크 러닝화는 파리 올림픽을 거치면서 큰 유명세를 얻었고 유럽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1933년 창립자 조셉 포스터가 타계하자 사업은 그의 두 아들인 ‘제임스 포스터(James Foster)’와 ‘존 포스터(John Foster)’에게 넘겨졌고 이후 대를 이어가며 점차 육상 외 다른 스포츠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 이 시기 경영진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빠른 동물로 알려진 ‘리복(Rhebok)’이라는 영양류의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브랜드명을 ‘리복(Reebok)’으로 바꾸고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
1979년에는 미국의 스포츠 용품 유통업체와 계약하여 리복-USA를 창립하며 본격적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한다. 당시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는 영화배우 제인 폰다가 ‘에어로빅’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운동을 소개함에 따라 에어로빅 붐이 일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스포츠시장 내에는 에어로빅과 피트니스 스포츠가 크게 유행했고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무거운 러닝화가 아닌 가벼운 스포츠화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기존 스포츠 업계의 강자였던 스포츠 브랜드들은 가벼운 러닝화에 대한 수요와 트렌드에 무관심했던 반면, 리복은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1982년 새로운 트렌드에 부합하는 가볍고 활동성이 우수한 여성 전용 에어로빅화 ‘프리스타일’을 출시하게 된다. 당시 리복은 스포츠업계와 사회·문화적 동향 조사를 통해 새로운 피트니스 문화로 자리잡은 에어로빅과 스포츠·헬스에 관심을 갖는 여성 소비자의 증가, 선수용 운동화의 스트리트 패션화라는 세 가지 트렌드를 파악했으며 이에 대응한 제품인 프리스타일은 여성용 스포츠화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리복은 1983년 1천280만달러, 4년 후에는 1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정상급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1986년에는 스텝 운동에 속도감을 붙인 스텝 에어로빅스가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방면으로 연구하여 이를 체계화한 ‘스텝 리복(Step Reebok)’ 프로그램을 1989년 전국적으로 시행하였고, 같은 해 공기주입 방식을 이용한 ‘펌프(Pump)’ 기술을 개발하여 이 기술이 적용된 제품군의 출시 이후 18개월 만에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다시 정상급 브랜드로 올라서게 된다.
1990년대에 들어 에어로빅 붐이 사그라짐에 따라 브랜드의 위기를 맞으며 쇠락기에 접어들지만 2010년부터 축구·육상 등 기존의 스포츠 카테고리를 넘어 크로스핏·요가·댄스 등 새로운 스포츠 용품 및 의류시장을 개척하면서 리복만의 브랜드 입지를 다시 굳히고 있다.
오늘날 리복은 새로운 피트니스 영역의 끊임없는 발굴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지속적인 신제품을 선보이며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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