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7일 대구·경북에서 열리는 ‘2015 세계물포럼’ 예산 삭감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권 시장은 “민간 기부를 받는 걸로 예산의 일부를 채우기로 했는데 기부 실적이 여의찮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예산을 삭감하면 세계적인 행사를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물포럼 조직위원회 등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물포럼 총 사업비는 313억원이며, 이 중 57%인 179억원을 민간수입 유치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그러나 10월 현재 유치 실적이 22억원에 그치고 있다. 특히 115억원 유치 목표를 세운 기업후원 실적은 11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내년 세계물포럼 예산으로 요구한 60억원마저 기획재정부에서 29억원으로 삭감했다. 추가적인 예산 반영이 없다면 행사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세계물포럼 행사를 축소할 경우 그 파장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세계물포럼은 세계물위원회가 3년마다 개최하는 물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로, 내년 세계물포럼에는 각국 정부수반 및 각료, 국제기구·NGO 관계자 등 3만5천여명이 참석한다. 국토연구원은 ‘2015 세계물포럼’이 2천583억원의 경제효과와 2천475명의 고용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경북은 세계물포럼 개최를 계기로 대구·경북을 세계 물산업 허브로 키우고, 물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 두산중공업 대구 수처리센터 유치, 경북도의 멤브레인 R&D센터 건립, 하수의 공업용수화를 통한 ‘제3의 물산업’육성 등 대구·경북의 물산업 허브 도약을 위한 전략은 이미 상당부분 진척되고 있는 단계다. 예산 부족으로 세계물포럼 행사가 위축되고 내용이 부실해질 경우 대구·경북의 물산업 허브 전략도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애당초 179억원을 민간수입을 통해 조성하기로 한 대구시와 세계물포럼 조직위의 계획이 무리였던 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예산이 모자라 행사를 망치고 대구·경북의 물산업 육성 구상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총 사업비 383억원 중 282억원을 국비로 지원한 ‘2012 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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