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첨탑 하늘 찌를 듯…당시 사람들은 ‘뾰족집’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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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8년 찍은 계산성당의 모습(위쪽)과 현재의 계산성당 <천주교대구대교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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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지은 과도기 낭만주의 건축물
공간구성·디테일은 로마네스크 채택
장미·아치창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
완공 10년후 증축해 첨탑 2배로 높여
110여년 전 1902년 대구의 계산동 구릉에 하늘을 찌르는 첨탑 두 개가 우뚝 솟아 있는 벽돌조 고층건물이 들어섰다. 사람들은 그 당시 기묘하게 생긴 이 집을 뾰족집이라 불렀고, 신기한 눈으로 구경하였다고 한다.
당시 목조 한옥에 익숙해 있던 사람들은 그때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이질적 형상의 건축물이 이 땅에 출현하게 되자 적지 않은 충격으로 놀랐으리라 짐작된다. 국가문화재(사적 290호)로 지정된 이 건물은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주교좌 계산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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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전에는 천주교 박해가 심해 1830년 신나무골(칠곡군 연화리)에 본당 입지로 잡았다가 새방골(현 대구 서구 상리동), 대어벌(서구 원대동 일대)로 거처를 바꾸어 교우촌을 옮기는 우여곡절 끝에 1897년 현재 위치인 계산동에 부지를 마련하고 팔각 기와지붕의 십자형 목조한옥 성당을 신축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음 해 화재로 소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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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계산성당 외부와 내부. |
그 자리에 본당주임 로베르 신부가 설계와 시공 감독을 직접 하여 1902년에 성당 건물을 완공하였다. 이는 대구 최초의 양식 건물이다. 이로써 서양 중세건축의 고딕양식이 이 땅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공간구성과 디테일은 로마네스크 수법을 채택하여 공간의 확장과 수직 상승감을 주었지만 평면구성은 전형적인 초기 기독교식의 라틴 십자형 평면으로 되어 있다. 회중석(會衆席, 전례자가 있는 공간)은 길쭉한 삼랑식 구조로 아일(중랑)과 네이브(측랑)로 이루어져 있고, 벽돌조 열주 기둥이 천장으로 교차 리브볼트로 연결되어 지지하도록 하였다. 외벽에는 전면과 측면에 원형 장미창과 수직 아치창이 고딕의 특성인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었다. 구조적으로는 버트레스(부벽)를 설치하여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벽돌 조적 기술로 최대한 넓은 평면과 높은 천장고의 내부공간을 확보한 고딕양식은 인간이 창출해 낸 최고의 건축양식이라 할 수 있다.
완공 10년 후 동남북 3면을 증축하여 주교 강론대와 제단을 설치했고 기존 첨탑을 2배로 높여 종탑으로 만든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이 종탑에는 2개의 종이 있는데 종을 헌납한 사람의 세례명인 아우구스티노와 젤마나로 각각 명명했다고 한다.
19세기의 서양 건축사조는 과거양식을 재흥하고 절충하는 과도기 양식으로 일관했다. 당시 서구사회는 바로크·로코코의 화려하고 퇴폐적인 것에 염증을 느끼고 그 반동으로 근대로 향하는 새로운 양식을 모색하던 시기였다. 이른바 그리스 로마 건축의 재흥인 신고전주의와 고딕 리바이블인 낭만주의, 그리고 절충주의가 혼재한 과도기양식이 150년간 지속되었다. 소위 다가오는 산업사회의 근대양식 이전의 과도기 시대였다.
시기적으로 엄밀하게 본다면 계산성당의 건축양식은 서양의 근대 합리주의 건축 이전 과도기의 낭만주의 건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계산성당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대구 출신의 천재화가 이인성(1912~1950)이다. 서양화가 도입된 근대기에 활약했던 화가로 대구미술은 물론 한국미술에서 서양화의 터전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인성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계산동성당’(35.5㎝X45.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은 성당 현장에서 스케치하여 남산동 화실에서 완성한 것으로 짐작되는, 1930년대 제작된 수채화 작품이다. 자유로운 구도설정과 색채구성, 역동적인 광선의 표현에서 작가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그림에서 묘사된 성당 건물 남쪽 측면의 출입현관과 상부 원형 장미창, 가파른 경사지붕 그리고 주변의 나지막한 한옥 기와지붕의 풍경은 80여년 전 당시의 모습을 직접 보는 듯한 반가운 마음을 일게 한다. 이처럼 예술인의 작품 소재로도 큰 사랑을 받을 정도로 계산성당은 역사적 가치가 있고 아름다운 건축양식을 갖추고 있다 할 수 있다.
▨ 공동취재= 김영태 영남대 건축학부 명예교수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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